바이오제약기업 및 벤처, 연구자 등 협력 가능성 기관과 논의 시 조건 합의 가장 난감

[청년의사 신문 이혜선] 오픈 이노베이션을 진행하려는 기업 및 기관, 연구자들은 상대방과 '합의점'을 찾는 것을 가장 어려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제 1회 한미 오픈 이노베이션 포럼'에서는 참석자 600여명을 대상으로 오픈이노베이션과 관련한 질문을 던지고 투표 시스템을 통해 즉석 투표를 진행했다.


먼저 '협력가능성이 있는 기관과 논의 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참석자의 42.1%가 '조건 합의점 찾기가 어려움'이라고 응답했다.

그 다음으로는 '기술유출 걱정'이 22.1%로 나타났고, '협력 합의 시 후속진행이 원활하지 않음'이 17.9%, '상대회사를 정해도 누구와 논의할지 모름'이 12.6%, '설명해도 기술을 이해하지 못함'이 5.3%로 나타났다.

서울대 김성훈 교수는 "(우리의 경우)기술 유출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국가 자원을 쓰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산업에서 선택하기 편하도록 선택지를 주고 있다"고 했다.

다만, 김 교수는 기업들이 연구자에게 보다 적절한 보상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10년, 20년 전의 대한민국 제약기업 규모라면 비용이 상당히 큰 문제가 됐을 거다. 그러나 지금 현재 선도 제약기업들이 돈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못할까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초기 과학자들에게 적정한 합의점을 제시하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손지웅 부사장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 대해 언급했다.

손 부사장은 "(기술 유출 부분은)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사이에 항상 있는 이슈다. 기술에 대한 가치 인정은 잘 파악해봐야 할 것 같다. 유치원 단계에 있는 아이가 하버드에 들어간 것처럼 생각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했다.

즉, 연구개발의 가치에 대해 서로 온도차가 있다는 점을 표현한 것이다.

이어 손 부사장은 "둘째로 특허를 생각해야 한다. 특허는 아이디어나 사용실시에 대한 독점권이지만 모순적이게도 특허가 견고하면 오히려 오픈 이노베이션을 촉매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연구단계에서 특허가 상당히 취약하거나 아이디어만 있는 경우에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아주 활발해지기는 어렵다"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요구하는 첫 번째 조건 중 하나가 '특허'가 있느냐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특허에 대해)학계와 산업계에 생각에 대한 교류가 활발하고 이해와 존중이 더 깊어져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두 번째로 '기술 수요자 입장에서 공동개발 또는 라이센싱 등을 고려시, 품목 선정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데이터의 신뢰성, 재현성'라는 응답이 51.3%를 차지했다.

'조건의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움'이라고 응답한 참석자도 25.2%였으며 '협력 합의 시 후속 진행이 원활하지 않음'이 15.7%, '파트너 전략과 상이해 절충되지 않음'이 7.8%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건강한 국내 바이오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는 각 항목에 대한 응답률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학교, 기관, 회사의 R&D 역량 강화'가 29.9%를 차지했고, '적절한 인적, 물적자원의 교류'가 23.9%, '정부의 적극적인 환경조성 지원'이 22.2%로 나타났다.

그 외에 '소통할 수 있는 행사 증대'라고 응답한 비율이 13.7%였으며 '초기 연구에 대한 관심'이 10.3%로 집계됐다.

브릿지바이오 이정규 대표는 국내 바이오 관련 행사들을 한 데 모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국내 바이오 관련 행사가 무척 많은데 조각나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한국제약협회, 코트라(KOTRA) 등 모두 따로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면서 "전체가 모이는 장이 부족한 게 아쉽다. 가능하면 바이오협회와 제약협회는 모임을 같이 하는 게 어떨까 생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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