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핵심의료기기 제품화 기술개발 사업 참여…2년내 상용화 목표

[청년의사 신문 양금덕] 국내산은 4.5%, 외국산은 95.5%. 우리나라 3차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의 비율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의료기관에서는 내구성이 부족해서(24%), 신뢰도가 낮아서(23%) 등의 이유로 국산이 아닌 외국산 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의료기관과 의료기기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존 의료기기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핵심의료기기 제품화 기술개발 사업’이 그것으로, 가천대 길병원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사업은 단기간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의료기기를 선정해 개발하는 것으로 성능에 대한 검증이 완료되면 해당 제품을 의료기관에서 사용하게 된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경쟁력있는 제품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목표다.

길병원은 이번 사업의 총괄주관기관으로 의료기기업체인 메가메디칼(내시경), 리메드(전기수술기), 라디안(심장충격기)과 손을 잡았다.


사업을 총괄하는 길병원 김선태 산학협력단장은 “국내 의료기관의 95%가 외국산 의료기기를 이용하고 있다. 병원마다 더 좋은 의료기기와 브랜드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3000개의 국내 의료기기업체는 국내가 아닌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의료기기는 사용하는 것이 의사이지만, 실제 제품 개발은 업체 내부에서만 이뤄진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현장과의 차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의료진과 함께 연구를 하면 니드에 맞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목표하는 기술은 Full HD급 내시경, 혈관 결착이 가능한 전기수술기, 원격 제어가 가능한 듀얼시스템의 심장충격기다.

이미 지난 8월부터 관련 연구를 시작했고 여기에 병원 소속 연구원 6명(박사 1명, 석사 2명, 학사 3명)이 과제별로 2명씩 투입돼 업체측과 정기적인 회의를 하고 있다. 향후 관련 연구 과정에서 회의와 동물실험 등의 과정도 함께해 시제품을 만들게 된다.

특히 김선태 단장은 지난 2013년부터 연구중심병원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주도해왔다.

그런 그 이기에 이번 연구의 결실이 의료비 절감과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김 단장은 “똑같은 성능의 의료기기라고 하더라도 외국산의 경우 가격이 2~3배가 비싸다. 현재 7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국산 의료기기의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게 되면 그 비용도 절감하고 국산 사용을 활성화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산자부가 예산의 8%가량을 의료기기산업에 투입하고 있지만 정작 관련 사업성과는 미비했다”며 “영세한 의료기기업체가 넘기에는 병원의 문턱이 높았다고 한다. 이제는 병원에서 필요한 기술을 함께 만드는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고 그 기술들은 병원에서 쓰일 것인만큼 더 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단편적인 컨소시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의료기기의 성능에 대한 병원측의 학술 근거 자료확보와 업체의 홍보, 의료진들의 인식변화가 함께 발 맞춰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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