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의사회, 프로포폴 개봉 후 변질되기 쉬워…"성형외과 전문의 반드시 확인해야"

[청년의사 신문 김은영] 최근 서울 강남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던 일반외과 의사가 쓰레기통에 버린 프로포폴을 재사용해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프로포폴을 재사용해 환자들을 패혈성 쇼크 등으로 죽거나 다치게 한 혐의(중과실치사상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로 일반외과 의사 A씨와 간호사 B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이들은 앞선 수술에 사용하고 의료폐기물함에 버린지 1주일 이상 된 프로포폴 병을 모아 그 안에 남은 소량의 약을 주사기로 뽑아 재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해당 병원에서 안면지방이식수술을 받던 환자 C씨는 재활용된 프로포폴을 맞고 패혈성 쇼크로 인한 장기부전으로 결국 사망했다.

특히 이들은 환자들을 이송할 때 구급차가 아닌 간호사 B씨의 개인 승용차를 이용해 산소 공급 등 적절한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A씨는 다른 수술을 이유로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프로포폴 재활용으로 인한 환자 사망 사건이 발생한 후 강남 신사동에 있던 해당 의원은 현재 문을 닫은 상태다.

이에 대해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의사 A씨가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외과 의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단백질 성분으로 구성돼 한 번 개봉하면 변질되기 쉬운 프로포폴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9년 부산의 한 성형외과에서 버린 프로포폴을 재사용해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으로 의사에게 실형이 선고되면서 이후 성형외과의사회 차원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교육과 관리를 철저히 해왔다는 것.

성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처음 프로포폴이 국내 도입될 당시 의사들도 프로포폴에 대해 잘 몰라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이후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사고가 발생하면 리포트해 공유하고 교육을 받아 위험성에 대해 알고 있지만 다른 과 의사들은 모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외과 의사인데 마치 성형외과 의사가 사고를 낸 것처럼 보도돼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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