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중국 노벨의학상 수상에 “중의학 지원에 대한 결과”주장노벨위원회 "중국 전통의학에 상 준 것 아냐…의학연구로 약 개발한 게 중요”

[청년의사 신문 송수연] 기생충 학자인 투유유 중국전통의학연구원 교수가 중국 사상 최초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중국 만큼 우리나라 한의계도 환호하고 있다. 중의학으로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벨위원회는 투유유 교수의 노벨의학상 수상은 중국전통요법이 아닌 현대의학에 대한 상이라고 명확히 했다.

한의협 “중국 노벨의학상 수상, 중의학 지원으로 가능”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6일 투유유 교수의 노벨의학상 수상에 대해 “중국이 중의학으로 과학 분야 노벨상을 수상했다”며 “이는 정부의 전폭적인 중의학 지원으로 가능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의협은 “중국은 헌법에 중의학을 육성·발전시키라는 문구가 있을 정도로 중의학에 애정을 쏟고 있다”며 “중의사들이 엑스레이(X-ray), 초음파 등 현대의료기기를 자유로이 사용하며 중의학 과학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의사들이 기본적인 수술을 시술하고 양약을 사용하며 통합의학에 앞장서는 중의학, 서양의학을 넘어 의학 자체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했다.

한의협은 이어 “이번 노벨의학상 수상 역시 말라리아 치료에 중의학을 이용한 것으로, 한의학 역시 신종감염병 치료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중국의 노벨의학상 수상은 중국의 중의학 지원 노력에 대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세계의학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한의학 과학화에 대해 혁신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벨위원회 “전통의학에 상 준 게 아니다”

한의협은 투유유 교수가 말라리아 치료에 중의학을 이용해 노벨의학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고 했지만 정작 노벨위원회는 중의학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노벨위원회는 지난 5일 노벨의학상 수상자 발표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전통의학에 상을 준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라는 질문이 나오자 말을 끊고 아니라고 일축했다.

노벨위원회는 “우리가 전통의학에게 상을 준 게 아니라는 점이 대단히 중요하다(It’s very important that we are not giving a prize to the traditional medicine)”며 “전통의학에서 영감을 얻은 의학 연구를 통해 새로운 약을 개발해 전 세계가 사용할 수 있게 한 데 대해 상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유유 교수의 노벨의학상 수상을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으로 연결 짓는 한의협에 대해 의료계는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한의사협회 김주현 기획이사 겸 대변인은 “한의협이 한의학과 전혀 상관이 없는 이야기를 이용해서 혹세무민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오히려 무리수를 두면서 이런 것까지 이용한다는 비웃음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단국의대 기생충학교실 서민 교수는 “모든 약은 식물이나 토양에서 나오는 거다. 투유유 교수는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를 찾은 것”이라며 “한의협의 주장은 말도 안된다”고 했다.

서 교수는 “우리나라도 민간요법 중 좋은 게 있으면 얼마든지 현대의학에 편입될 수 있다. 문제는 한의학이 과학적인 검증을 받지 않으려고 한다는 데 있다”며 “한의협의 주장대로면 지금까지 노벨의학상의 99%는 의학에서 받았으니 우리나라의 수상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99%의 지원을 의학에 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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