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료시장 적극 개방 움직임…자국민 환자 해외유출 방지 목적도 있어

[청년의사 신문 남두현] 최근 한중 FTA 협상에 이어 정부가 중국 지방정부와 보건의료협력을 맺는 등 국내 의료기관의 중국 진출이 활기를 띌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역으로 중국환자 국내 유치에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중국 허난성 위생계획생육위원회 취제 부주임(왼쪽)과 복지부 배병준 보건산업정책국장 남두현 기자

황성은 보건산업진흥원 진출사업팀 팀장은 지난달 21일 열린 복지부와 중국 허난성 위생계획생육위원회의 보건의료협력 양해각서 체결식에서 '중국의료특구시장 현황과 한국의 기회'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중국이 보건의료산업을 적극 개방하고 있는 이유는 해외로 나가는 환자를 붙잡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밝혔다.

당시 황성은 팀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8만명 이상의 중국 환자가 한국에 왔다. 그만큼 중국 내에서 해외 의료관광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중국정부는 해외에 나가는 환자들을 (붙잡기 위해) 차라리 해외 의료기관을 유치하자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이 고소득층의 증가로 의료수요가 많아질 것에 대비해 해외로 나가는 자국민 환자를 막고자 인바운드(국내로의 유입) 시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해외환자 유치실적에서 중국인 환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큰 상황으로,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돼왔다.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2009~2014년 주요 국적별 외국인환자 현황'에 따르면, 중국인 환자의 방한은 매년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무려 41.7%가 증가한 7만9,481명으로 총 26만7,000명의 외국인 환자 중 30% 가량을 차지했다.

이들이 쓴 진료비는 1,403억원으로 외국인 환자 중 가장 많을 뿐 아니라, 관광산업 등에도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상황이다.

실제로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9월 발간한 '방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및 시사점'을 통해 "성형, 미용수술 등 의료관광 목적으로 방한하는 중국 여성 관광객을 위해 시설의 안전성 및 청결성을 보장하고 규격화된 가격 제공 등의 방안을 통한 신뢰구축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산업연구원은 또 "향후 중국 여성 관광객 수와 소비력 증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화장품, 시계 옷, 가방 등 패션상품의 구매 촉진을 위한 프로모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정부는 중국 내 고급의료 인프라 구축 목적과 더불어 해외로의 환자유출 방지를 위해 최근 금융·세재 등의 제도적 지원으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한중 양해각서 체결식에 참석한 한 중국 측 관계자는 "중국인들의 과도한 성형(관광)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도 "한국의 성형외과가 중국에 진출하는 데 교두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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