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펜타돌, 차별화된 작용기전과 소화기계 이상반응 개선 두드러져

[청년의사 신문 이정수] 최근 국내 시장에 진출한 새로운 성분의 마약성 진통제가 임상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개정 공고한 ‘암환자에게 처방투여하는 약제에 대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성인 암성 통증 약물요법에 얀센의 마약성 진통제 ‘뉴신타’(성분명 타펜타돌, tapentadol, 사진)와 관련된 항목이 신설, 적용된다.

이전까지 성인 암성 통증 약물요법에서 보험급여가 인정돼온 마약성 진통제 성분은 모르핀, 펜타닐, 옥시코돈, 부프레노르핀 등이다. 이 중 얀센의 ‘저니스타’(성분명 하이드로몰핀)와 ‘듀로제식패취’(성분명 펜타닐) 등 모르핀과 펜타닐 성분의 제품이 마약성 진통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성분으로 타펜타돌이 추가된 것인데, 타펜타돌은 대부분의 이전 제제들과는 달리 μ-opioid(μ-아편양) 수용체를 활성화하고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재흡수를 억제하는 두 가지 작용기전으로 통증을 완화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이중 작용기전은 통증을 보다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데 기여함과 동시에 메스꺼움, 변비, 구토와 같은 위장관계 부작용 등의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

일부 국내 의료진도 타펜타돌 성분의 마약성 진통제가 기존 약제에 비해 소화기계 이상반응을 현저히 개선한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평복 교수는 “뉴신타는 기존 마약성 진통제에 비해 소화기계 이상반응을 현저히 개선해 보다 나은 치료 옵션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신타에 앞서 먼디파마의 ‘타진서방정’(성분명 옥시코돈+날록손), ‘옥시넘’(성분명 옥시코돈) 등 개선된 마약성 진통제들이 최근 잇달아 나오면서 일각에선 경쟁이 가열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마약성 진통제마다 보험급여가 인정되는 용량이 한정돼있어 경쟁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전북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손지선 교수는 “일부 마약성 진통제의 경우 보험급여기준 제한으로 암성 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 충분한 용량을 쓸 수 있는 여건에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여러 약제를 병합해서 사용하고 있다”며 “특정의 한 약제로만 암성 통증을 조절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차별화된 작용기전을 통해서 우수한 효과를 보이고 더 적은 부작용을 보이는 약제에 대해서는 선 처방을 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며 “또 새로운 성분의 치료제인만큼, 앞으로 국내 임상현장에서도 충분한 효과를 보이는가에 대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현재 뉴신타는 국내에서 ‘중등증 내지 중증의 급성 통증의 완화’에 사용되는 아이알정과 ‘중증 만성 통증의 완화’에 사용되는 서방정이 각각 허가를 받았는데, 이 중 장기지속성 제형인 ‘뉴신타서방정’은 보험급여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심평원은 “약제요양급여 적정성평가 수용결과에 따라 뉴신타아이알정 50, 75, 100mg만 보험급여목록에 등재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개정에 따른 뉴신타의 보험급여 인정기준은 ▲암환자의 ‘중등증 내지 중증의 급성 통증의 완화’ ▲비스테로이드항염제(NSAIDs)의 환자별 최대용량에도 반응하지 않아 마약성 진통제를 필요로 하는 비암성통증(골관절염, 하부요통, 신경병성통증)에 1일 200mg 투여 ▲수술 후 통증에 1일 200mg 투여 등이다.

심평원은 “해당 약제는 교과서와 NCCN 가이드라인에서 ‘miscellaneous analgesics’(기타 진통제)로 소개돼있고, 3상 임상연구에서 ‘옥시코돈’(oxycodone) 대비 비열등성이 입증됐다”면서 “‘weak opiods’(WHO level Ⅱ)와 ‘strong opiods’(WHO level Ⅲ)로 분류된 다른 마약성 진통제와 동일하게 선택될 수 있는 약제로 판단되므로 급여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암성통증에는 임상적 유효성이 확인된 환자와 타 마약성 진통제의 급여범위를 고려한 범위를 급여기준으로 설정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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