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당 1만5000원이지만 환자한테는 한푼도 못받아

[청년의사 신문 송수연] 의료계가 요구해 온 생검 시술용 일회용 내시경 포셉(forcep) 수가가 8월부터 적용되지만 내시경 시술 관련 수가 현실화는 아직도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게 ‘헤모클립(hemoclip)’이다. 내시경 시술 시 지혈접착제를 사용해도 출혈이 멈추지 않거나 절개 부위가 넓을 경우 헤모클립으로 혈관을 잡아서 지혈한다.


▲ 내시경 헤모클립으로 혈관을 잡아 치혈하는 모습.

헤모클립은 지혈할 부위에 고정시켜 주는 기기(90만~100만원) 값을 제외하더라도 클립 1개당 1만5,000원 정도 한다.

하지만 내시경 시술 시 헤모클립을 이용해 지혈한 경우 병원 측은 관련 비용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별도 수가가 책정되기 전 생검 시술 수가에 일회용 내시경 포셉 가격이 포함돼 있지 않았던 것처럼 내시경 지혈 치료 수가(9만~10만원)에 헤모클립 가격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내시경 지혈 치료술을 하면서 헤모클립을 4개만 사용해도 6만원이 들어가지만 이 비용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할 수도 없을뿐더러 환자에게도 받을 수 없다. 병원 측이 100% 부담해야 하는 비용인 셈이다.

때문에 헤모클립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아예 구입을 하지 않는 대학병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대학병원 교수는 “지혈제로도 출혈이 잡히지 않을 경우 가장 효과적인 게 헤모클립”이라며 “피를 토하며 온 응급 위궤양 환자는 헤모클립을 이용해 빠르게 지혈한 후 치료할 수 있지만 이렇게 하면 병원은 적자를 면치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시경 지혈 치료를 하고 받는 수가가 9만~10만원 정도인데 이 때 헤모클립을 사용하면 남는 게 없다”며 “헤모클립을 4개만 사용해도 벌써 6만원이다. 여기에는 헤모클립을 쏘는 기기 값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B대학병원 교수는 “병원 입장에서는 쓸수록 손해만 나는 헤모클립을 사용하기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수술 하는 게 수익이 더 남을 수밖에 없다”며 “원가 분석해보면 적자일 수밖에 없어서 아예 헤모클립을 사주지 않는 병원도 있다. 일부 국립대병원도 헤모클립을 구입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내시경 일회용 포셉 수가가 책정되면서 헤모클립도 인정되나 싶었는데 결국 빠졌다”며 “허탈할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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