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감염관리학회 엄중식 홍보이사, 확진 환자 진단 병원 색출 행태 비판학술대회에 메르스 대책 관련 세션 편성…학회 명칭도 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로 변경

[청년의사 신문 정승원] 지난 29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확진 환자가 10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메르스 공포 확산에 대해 학계도 우려의 입장을 표하고 나섰다.


▲ 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엄중식 이사, 이혁민 이사(왼쪽부터) 정승원 기자

일각에서 메르스 환자를 진단한 병원명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이득되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 엄중식 홍보이사는 지난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어느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를 보고 있고 어떤 의료진이 환자를 진료했는지 명단을 내놓으라는 여론이 있다”며 “이로 인해 일부 병원들이 마녀사냥식으로 (여론에) 오르내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의 모 대학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치료를 받고 중환자실이 폐쇄됐다는 루머가 돌고 있는 것과 관련해 문제 제기를 한 것이다.

엄 이사는 “이러한 여론이 사회적으로 이득이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병원감염관리학회는 메르스에 대한 질병관리본부 측의 대응에 대해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으나 현장에서 매뉴얼 이행이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초기 질병관리본부에서 제시한 밀접 접촉자의 자택 격리 등의 방향성은 맞지만 메르스 의심자가 중국으로 출장을 가는 등 방역체계의 허술함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엄 이사는 “정부 측이 처음에 밀접 접촉자 범위를 좁게 잡은 측면이 있다”며 “보다 범위를 넓혔어야 된다”고 했다.

이혁민 총무이사는 “메르스가 유입되기 전에 어느 정도 사전에 준비가 돼 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평했다.

병원감염관리학회는 메르스 확산과 관련해 이번 학술대회에 급히 메르스 관련 세션을 마련하기도 했다.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의 국내 출현과 대책’이라는 주제의 세션을 마련해 메르스를 통한 국내 방역체계의 문제점을 되짚어 본 것.

엄 이사는 “2차 감염 환자로부터 3차 감염이 발생하거나 새로운 유입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메르스가 대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며 “향후 1~2주 동안 밀접 접촉자 중 새로운 확진 환자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여부와 새로운 유입환자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주의 깊은 감시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병원감염관리학회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학회의 명칭을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로 변경했다.

또한 창립 20주년을 맞이해 ‘창의적인 학술활동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의료관련감염관리의 학문적 정책발전을 성취함으로써 의료관련감염으로부터 안전한 사회가 되도록 기여한다’는 미션을 개발, ▲최고 수준의 학술연구와 교육이 이뤄지는 학회 ▲최적의 정책을 제공하는 학회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학회 ▲회원 모두가 자긍심을 느끼는 학회를 비전으로 채택했다.

이경원 회장은 “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는 의료현장과 직결되는 문제에 대해 다루는 학회”라며 “창립 20주년을 기념, 새로운 비전과 미션을 한국 의료의 발전을 위해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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