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전용성 교수, 가장 큰 장애물로 '국시원' 꼽아

[청년의사 신문 김은영] 양질의 의사 양성을 위해 의사국가시험에 기초의학 과목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의학계 전반에 걸친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울의대 전용성 교수는 기초의학협의회와 MRC협의회가 22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2015 기초의학협의회 & MRC협의회 공동심포지엄’에서 ‘의사’에 대한 기본 정의부터 기초의학 시험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현행 의사국시는 진료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임상교육에 대한) 의대 교육의 절반만을 평가하고 있다”며 “의대 교육과정의 절반만 평가하겠다고 하면 의학교육도 절반을 잘라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의사국시에 출제되는 총 400문항 중 ‘의학총론’이 80문항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기초의학 문항은 10문항도 안 돼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지난 2009년부터 의학교육평가컨소시엄에서 ‘기초의학종합평가’를 시행하고 있지만 강제성이 없고 일부 의대에서만 시행하고 있어 평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다고 했다.

특히 본격적인 기초의학 과목을 의사국시에 도입하기 위해 지난해 기초의학협의회 내 기초의학 교수 8명으로 구성된 ‘기초의학 TFT’를 발족하고 논의에 나섰지만 공감대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게 전 교수의 지적이다.

전 교수는 “기초의학 의사국시 도입에 가장 큰 장애물이 국시원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이미 두 차례 기초의학 의사국시도입에 대한 공문을 보냈지만 아직까지 답변이 없다”며 “이를 극복하는 게 도입의 관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학계 내부적인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특히 기초의학 교수들 먼저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며 “기초의학이 도입되면 업무 증가로 망설이는 분들도 있지만 의대 기본 업무가 양질의 의사 양성에 따른 국민 복지 향상이라고 본다면 동의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에 따라 기초의학 교수를 중심으로 한 기초의학협의회는 대한의학회, 대한의사협회, 한국의학교육평가원 등과 공감대 형성과 확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편, 기초의학 TFT는 학술대회에서 기초의학 의사국시 도입의 필요성을 담은 리플렛을 제작해 공감대 형성을 위한 홍보에 나섰다.

기초의학협의회는 “기초의학 교육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국내외에서 증가하고 있다”며 “세계의학 교육의 표준을 제시하는 ‘WFME(World Federation for Medical Education)' 의대 교육 목표에도 기초의학 교육 중요성이 기술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국제적인 기준을 충족하고 세계 의학계를 선도할 수 있는 양질의 의사 배출을 위해서는 기초의학 교육에 대한 전국적인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의대생들에게 기초의학 의사국시를 시행함으로써 학생과 대학이 기초의학 교육에 노력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의생명과학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는 훌륭한 기초의학자를 육성할 뿐 아니라 기초의학을 기반으로 하는 수준 높은 임상의와 연구 의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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