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의연 “기존수술보다 비용 2~3배 높지만 삶의 질 개선 효과는 기대 못 미쳐”

[청년의사 신문 박기택] 전립선암 로봇수술이 기존 수술(복강경 또는 개복술)에 비해 고가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비용 대비 삶의 질 개선 효과는 크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4일 지난해 진행한 ‘전립선암에서 로봇수술의 경제성 분석’이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전립선암은 국내에서 로봇수술이 가장 많이 시행되는 암종으로, NECA에서 진행한 국내 30개 의료기관 전수조사(2012년 6월 기준)에서 전체 로봇수술 시행(2005년부터) 누적건수 중 33.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앞서 NECA는 2013년 전립선암 로봇수술이 기존 수술대비 안전성·유효성을 확인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NECA는 이번 경제성 분석을 통해 전립선암 로봇수술이 기존 수술 보다 합리적인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과를 내놨다.

‘전립선암에서 로봇수술의 경제성 분석’에 따르면, 삶의 질을 가늠하는 환자군의 평균 질보정생존년수(Quality-adjusted life year, QALY)는 로봇수술이 0.7478년(약 273일)으로 복강경 수술(0.7102년, 약 259일)과 개복 수술(0.6591년, 약 241일)보다 각각 14일, 31일 길었다.

반면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군의 평균 의료비용은 약 1,800만원으로 복강경 수술 약 950만원, 개복술 약 1,180만원 보다 많았다.


연구는 로봇수술이 기존 수술 대비 1QALY 연장을 위해 각각 약 2억5,000만원(복강경 수술 대비), 약 1억3,000만원(개복 수술 대비)의 추가 의료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비용-효과적이지 않은 수술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립선암 로봇수술의 비용-효과성에 대한 임계값 분석 결과, 수술비를 포함한 1년 의료비가 복강경 수술이나 개복술 보다 각각 약 900만원 또는 약 830만원 낮을 경우 비용-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연구책임자인 윤지은 부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전립선암 환자의 과거 진료기록을 단기간 추적 조사 분석한 것으로 연구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려우며 전립선암 로봇수술이 비용-효과적이지 않다는 단순해석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NECA 임태환 원장은 "실제 정책 결정을 앞두고 가치중립적으로 수행한 경제성 분석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가 향후 복지부의 급여 결정 시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는 서울 소재 5개 의료기관에서 로봇수술, 복강경 수술, 또는 개복 수술로 근치적 전립선절제술을 받은 전립선암 환자 864명(2010~2011년)을 대상으로 후향적 코호트를 구축해 진행됐다.

전체 864명 중 비용분석에 적합하지 않은 182명을 제외한 후 최종 682명을 대상으로 1년 이내에 사용된 총 의료비용(수술비 포함)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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