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한의사회, 건세넷 후원의 밤 행사서 "모든 환자, 의료기기 사용 권리" 주장


[청년의사 신문 양금덕]

한의계가 시민단체의 후원 모금 행사장에 참석해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허용을 주장하는 등 국민 설득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서울시한의사회 박혁수 회장은 지난달 30일 건강세상네트워크 창립 12주년 후원의 밤 행사에 참석해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는 사람들은 의료기기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한의사들도 현대의료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실손보험에서도 환자는 자기가 든 보험으로 양방이든 한방이든 (현대의료기기를) 이용할 권리를 박탈당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건강보험 흑자 20조? 국민은 여전히 아프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박 회장은 한의사에게 건강보험 재정흑자분이 배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건보 흑자분은 의료를 업으로 하는 사람에게도 사용이 돼야 한다"면서 "한의사는 시대가 발전하는데도 국가의 정책추진에서 논외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은 다이어트를 한다고 안먹으면 안먹었지, 못먹는 시대는 아니다"라며 "그러나 한의사들은 (정부가)피자를 쏘더라도 먹지 못한다. 한쪽으로만 흑자분이 쏠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한의사회 김영우 의무이사도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는 한계가 있다"며 "서너시간 걸려 검사를 하더라도 결과 보고는 30초도 안걸린다. 이것이 과연 의료서비스의 수요-공급 관계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의료시장에서 공급자와 수요자의 관계는 바로 의료기기회사와 제약사의 요구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크게 판을 흔들어서 시민과 의료인이 각성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의료기기 허용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패널들은 건강보험 재정 흑자분은 보장성 강화에 활용해야 하며 의료정책 전반에 걸친 구조적 모순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건강권실현을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위원장은 "건보 재정은 2011년부터 흑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누적흑자가 13조원이 됐는데 이는 국민들이 덜 아파서가 아니라 병원을 안갔기 때문"이라며 "복지부는 건강한 노령화라고 말을 하지만 실제 의료현장에서 보면 덜아픈 사람이나 건강하게 나이드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아파도 병원비가 비싸서 병원에 못 오는 것이며 병원은 돈을 벌기위해 비급여 진료를 하거나 환자를 돌려가며 비용을 높인다"면서 "최근들어 대학병원에 가야할 환자가 중소병원에 가고, 중소병원에 가야할 질병으로 약국에 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우 위원장은 "건보 보장성을 강화해 간병비나 비급여 등에 건보 흑자 13조원을 사용해야 미충족 의료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용진 공동대표도 "OECD 대비 우리나라는 환자의 병원 이용일수나 입원일수가 긴 데다 고가의료장비가 많은데, 이러한 낭비적인 구조를 그대로 둔채 보장성만 강화하면 '밑 빠진 독에 물붓기'나 다름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장성 강화만이 아닌 의료체계 전반적인 개편과 통제, 관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며 "보장성을 강화하면서 1차 의료를 활성화 하고 간호인력의 인건비 보상, 노후 의료장비 퇴출, 장기입원시 규제 등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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