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대석 교수, 내과학회 학술대회서 호스피탈리스트 도입 문제점 지적“'의학관리료' 상향 필요…현행대로는 도입 어려워”

[청년의사 신문 정승원]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Hospitalist, 입원환자 전담 전문의)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입원료의 40%로 책정돼 있는 의학관리료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서울대병원 내과 허대석 교수 정승원 기자

서울대병원 내과 허대석 교수는 지난 25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개최된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을 위한 토론회’ 세션에서 ‘바람직한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을 위한 실현 가능한 제언’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허 교수는 현재 상급종합병원 6인실 기준으로 환자 1인당 의학관리료(입원료 1만60 ×0.4)가 4,024원에 그치고 있어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을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선택진료비를 더해도 최종적인 의사기술료는 9,504원 밖에 되지 않아 추가 보상없이는 내과 전문의의 입원환자 전담 진료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존 내과전문의는 외래진료비에 행위별수가, 입원환자 전문의 진료비 등 세 개의 수입 구조를 가지지만, 호스피탈리스트는 입원환자 전문의 진료비가 대부분이며 여기에 시술에 따른 행위별 수가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허 교수는 “최종적으로 나오는 9,504원으로 어떻게 입원환자 전담 진료를 할 수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호스피탈리스트는 외래를 보지 않아 외래 진료비가 없다. 5인 1조로 돌아간다면 1일 환자 30인 기준 4만5,700원 또는 1일 환자 40인 기준 3만4,200원 등이 지급되고 전문의 당직비가 따로 추가돼야 제도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현재 내과의 지나친 분과화가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만큼, 이를 협진과 토털 케어 등으로 개선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패널들은 허 교수의 주장에 대해 동감하면서도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에 대해 각론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대한의학회 박중신 수련교육이사는 “내과학회에서 호스피탈리스트를 도입하려는 것에 대해 다른 전문과목 학회들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최근 모임을 가졌다”며 “처음에 나온 의견이 수가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이었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현재 우리 수가체계에서는 호스피탈리스트에 배분될 수 있는 재정이 없다. 때문에 이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현재 병원들이 ‘호스피탈리스트’라는 이름으로 전문의를 모집한다고 하지만 호스피탈리스트를 채용해 잘 운영이 되면 정부가 추가 재정이 필요없다고 여길 수도 있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병원회 김권배 회장은 “호스피탈리스트를 고용했을 때 병원들은 재정적 부담 때문에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에 대한)국가의 지원 없이는 곤란하다”며 “호스피탈리스트 도입과 관련한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지 호스피탈리스트에게 어떤 역할을 맡겨 교육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성인 전 대한전공의협의회장도 “현재 의학관리료를 포함한 입원료도 원가의 75% 수준이다. 5~6인 1조가 돼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운영하려면 환자당 2만7,000원에서 3만5,000원이 추가 지급돼야 한다”며 “그래야만 의학관리료로 호스피탈리스트 급여가 충당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의견들에 대해 내과학회 김재규 표준진료지침이사는 “호스피탈리스트는 내과계에서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다른 과에서도 할 수 있지만 (호스피탈리스트가 되기 위해 내과학회의) 교육이나 시험을 이수하는 방식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제도가 도입돼도 어떻게 제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지속적인 보수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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