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섭의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청년의사 신문 최윤섭] 인공지능의 습격이 시작되고 있다. 우리는 인공지능이 이미 활용되기 시작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인류 역사상 처음 겪는 일이다. 앞으로 기계와의 경쟁은 불가피하며, 전문직인 의사들도 그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증기 기관의 발명에 따라 인류는 노동에서 근육의 한계를 넘어서게 됐다. 하지만, 그 결과로 많은 블루컬러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인류는 ‘제2의 기계시대’로 접어들면서 두뇌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그 결과 지식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인공지능이 가장 활발히 사용되는 분야는 다름 아닌 의학이다. IBM의 인공지능 왓슨은 2012년 미국 뉴욕의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SKCC)에서 폐암환자 진단을 시작했다. 그 이후 MD 앤더슨, 메이요 클리닉, 클리블랜드 클리닉 등으로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왓슨은 EMR의 데이터를 분석해 진료 전 프리뷰를 돕고, 최적의 치료법을 권고하며, 등록 가능한 임상시험을 선별해주고, 게놈 데이터를 분석해주고 있다.

더 무서운 사실은 IT 기술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18개월마다 IT 기술이 두 배씩 발전한다는 무어의 법칙에 따르면, 30년 이후에 인공지능은 지금보다 3만 배가 좋아진다.

이처럼 의사들이 인공지능의 영향을 받는 것은 시간문제다. 현재 의대생들이나 수련의들은 은퇴 전에 인공지능의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인공지능이 의사와 의료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먼저 의사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 현재 의사의 역할 중에 어떤 부분이 자동화 가능하며, 어떤 부분이 마지막까지 인간의 역할로 남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이 질문의 답에 따라서 의과대학 커리큘럼이나 평가 방법, 수련의들의 교육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 단순 암기에 대한 중요성은 줄어들며, 창의성이나, 커뮤니케이션, 공감 능력 등이 강조될 것이다. 전산학이나, 인공지능을 활용한 진료법 자체를 배워야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이제 기계와 함께 달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인공지능은 이미 현실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원격진료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으로 디지털 기술과 의료의 조화가 지연되고 있지만, 그보다 훨씬 파괴적이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가 진행 중이다. 너무 늦기 전에 이러한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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