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의사회 "미용기기 규제 풀어주는 것 음주운전 허용과 마찬가지"

[청년의사 신문 김은영] 피부과 전문의들의 위기 의식이 커지고 있다.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요구에 이어 일부 치과의사들도 피부과 진료 영역을 넘보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피부과의사회 임이석 회장은 지난 29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규제 기요틴은 국민 건강을 볼모로 딜 하자는 얘기나 다름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임 회장은 “규제 기요틴을 추진하는 정부나 한의사들도 질병 있을 때 병원에 가지 않겠나. 만약 의사들이 한약을 조제한다면 의사들이 만든 한약을 사 먹겠나. 당연히 안 먹는다”며 “현대 의료기기를 한의사들이 사용하는 것은 원론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용기기를 이미 (미용사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으니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면 음주운전을 많이 하는데 음주운전을 허용해 줘야 하냐”며 “음주운전을 정당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피부과의사회는 일부 치과에서 하고 있는 '보툴리눔 독소 시술(botulinum toxin therapy, 일명 보톡스 시술)'이 무면허 의료행위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김방순 부회장은 “일부 치과의사들이 보톡스 시술을 미용목적으로 하는 것은 불법이다. 직역이나 과간 영역이 없어진다고 하지만 한의사, 치과의사,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업무영역은 구분돼 있다. 의학적인 원리에 합당하게 그에 맞는 치료를 하고 있는 것인지가 기본이다”라며 “그 영역을 벗어나면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규제 기요틴이 추진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국민 건강이 우선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석민 총무이사는 “피부과는 타과에서 쉽게 영역을 넘어 접근해 올 수 있는 과”라며 “전문 직역에서 영역이 파괴되고 서로 넘나들고 있지만 조금 배웠다는 것만으로 상대방 영역을 자기 영역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우기는 것은 면허제도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총무이사는 “한의사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으로 피부과 영역을 많이 본다”며 ”국민건강을 위한 의학적 기반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피부과적인 치료 원칙을 지키지 않고 치료 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한편, 피부과의사회는 ‘Back to the basic’으로 이번 학술대회 슬로건을 정하고 기본부터 최신지견까지 피부 전문분야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특히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손발톱 무좀 등 보험치료 영역을 비롯해 레티노이드,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치료, 미용치료 분야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점 치료 등 피부질환 치료의 기본이 되는 내용들로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피부과의사회는 “해를 거듭할수록 피부 미용 시장 혼란이 커지고 있지만 피부과 전문의가 기본을 지키며 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를 한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앞으로도 피부과 전문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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