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병원회, 정총서 병협 총회 상정 안건으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안 건의역대 최저 수준인 15%대 회비납부율도 고민거리

[청년의사 신문 정승원] 병원계가 수련평가기구 독립 등의 내용을 담은 전공의특별법(가칭) 제정 움직임에 대해 수련병원 반납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병원회는 지난 27일 63빌딩에서 제37차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오는 5월 개최되는 대한병원협회 정기총회 상정 안건을 논의했다.

총회에 참석한 병원장들은 기존 ▲건강보험수가 개선 ▲의약분업제도 개선 ▲시도병원회 활성화 등의 건의사항 외에 전공의수련환경 개선과 관련된 건의안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중소병원장은 “최근 이어진 수련평가기구 설립 논의에 병협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병협의 가장 큰 역할이 전공의 수련 평가인데 이게 외부로 넘어가게 되면 국립대병원이나 재벌병원은 몰라도 사립대병원이나 중소병원은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며 “외부에서 수련평가기구를 가져갈 경우 그들은 숟가락만 올려놓고 감시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련평가기구 설립 논의에 병협이 참석하고 말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병원신임평가를 병협이 반드시 사수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상급종합병원장은 병원 내부적으로 수련병원 지정을 반납하자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며, 병원계 전체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병원장은 “현행과 같은 수련이나 근무조건, 전공의 수당 등에서는 트레이닝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저희 병원에서는 내부적으로 ‘수련병원 지정을 반납하자’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며 “여러 병원이 여기에 공조한다면 병협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이런 움직임을 강력히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병협은 지난 11일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중심으로 별도 수련평가기구 설립 등을 포함한 전공의특별법(가칭)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김용익 의원을 방문해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는 수련병원들의 호소문을 전달한 바 있다.

병협 박상근 회장도 이날 정총 인사말에서 “배움의 터전을 좇던 병원들이 파렴치한 경영자 취급을 받고 있다”며 “이제는 수련기관을 반납할 때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이날 서울시병원회는 논의 끝에 별도 수련평가기구 신설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담은 전공의수련환경 개선방안을 병협 정총 안건으로 상정시키기로 했다.

임영진 감사도 “병원들의 불만을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실현해 잘못된 정책을 반드시 바로 잡을 수 있어야 한다”며 “서울시병원회 산하에 대학병원과 수련병원이 많으니 병협 상정안건에 전공의 수련문제를 반드시 포함시키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병원회 김갑식 회장은 “(수련병원 지정 반납은)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현재 검토 중이다. 슬기로운 대처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전공의 수련문제를 병협 정총 상정 안건에 포함시키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서울시병원회의 회비납부 병원은 회원병원 370곳 중 55곳에 불과, 회비납부율 14.86%를 기록했다.

임영진 감사는 감사보고서를 통해 “총수입에 비해 총지출이 낮아 다소 흑자를 보였다고 하지만 지속적으로 회비납부율이 낮아지고 있어 우려가 크다”라며 “서울시병원회는 서울시 소재의 370여 병원의 구심점 역할을 맡고 있는 중심단체로 회비납부율 제고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15% 수준으로 역대 가장 낮은 회비납부율만 보더라도 병원계가 얼마 만큼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며 “서울시병원회는 회원권익 보호, 경영개선 기능과 회원병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병원회는 2015년 예산으로 지난해 3억5,030만원 대비 3,125만 감축한 3억5,225만원을 책정했으며, 신임 감사로 여의도성모병원의 송석환 원장과 인정병원의 김병인 원장을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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