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전 접어든 의협 회장 선거…투표율, 단일화 등 변수


[청년의사 신문 송수연]

제39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가 중반전으로 접어들면서 후보 진영마다 표계산에 분주하다. 유권자는 지난 38대 의협 회장 선거보다 8,000명 정도 증가했지만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아 저조한 투표율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번 선거 총 유권자는 4만4,414명이며 이중 7,597명만 온라인 투표를 신청했다.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 투표율을 40%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유권자 중 1만8,000명 정도가 투표에 참여해 의협 회장을 결정하는 것으로 7,000~8,000표만 획득하면 당선권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회원들의 무관심으로 투표율이 40%를 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6,000표 정로 당락이 갈릴 수도 있다.

선거 운동 기간이 보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후보들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유권자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 지지를 호소하면서 투표율 등 변수를 고려한 득표 전략을 짜느라 고심하고 있다.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38대 의협 회장 선거 때부터 후보로 거론돼 온 기호 1번 임수흠 후보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른 후보들 대부분도 앞서 나가고 있는 후보로 임 후보를 꼽고 있다. 특히 투표율이 낮을수록 위력을 발휘하는 조직 선거에서도 전체 유권자의 30.2%(1만3,395명)가 서울시의사회 소속인 만큼 서울시의사회장인 임 후보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임 후보 측은 ‘임수흠 대세론’을 내세우며 ‘과반 득표로 힘 있는 의협 회장’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현 구도를 뒤흔들 수 있는 변수를 만들지 않겠다는 조심스러운 모습도 감지된다.

임 후보 선거대책본부 홍성수 사무총장은 “지난 15년 동안 의협 회장들이 평균 재임 기간을 따져보니 1.7년”이라며 “누가 의협 회장이 되더라도 3년이 아니라 연임해서 6년을 할 수 있는 후보를 뽑지 않으면 앞으로 다시는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홍 사무총장은 “보건의료정책 등 현안은 지난 15년 간 누적돼 왔기 때문에 후보들 간 공약 차이도 크지 않다”며 “결국 어떤 인물에게 의협을 맡기느냐가 중요하다. 향후 6년 안에 무엇인가 이루지 않으면 대한민국 의사들은 침몰한다”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 변수 나올 수 있을까

다른 후보 진영은 아직 중반전 밖에 안된 만큼 선거판을 뒤흔들 수 있는 선거 전략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지지하는 회원들의 성향이 다소 겹치는 것으로 알려진 기호 2번 추무진 후보와 기호 4번 이용민 후보, 기호 5번 송후빈 후보 간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도 판을 흔들기 위해서라는 지적이다. 이 후보와 송 후보가 1차 단일화를 이루고 그 다음 추 후보와 단일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유권자에게 우편 투표용지가 발송된 만큼 3월 첫째 주가 지나기 전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저마다 자신을 의협 회장의 적임자로 꼽고 있어 후보 단일화 등이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 후보는 “개표가 시작되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후보 단일화를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로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송 후보는 “현재 1강 4중이라고 말하면서 후보 단일화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서로 마음을 비우지 않는 이상 별로 의미가 없지 않겠느냐”며 “의협을 개혁해서 회원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진정성을 무기로 판을 흔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부동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기도 하다. 이 후보는 다른 후보들을 ‘그 나물에 그 밥’으로 비유하며 변화를 원하는 회원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출마한 후보들 중 유일하게 지방 의대 출신인 송 후보는 수도권과 지방을 아우를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동시에 내부 개혁을 통해 의협에 무관심한 회원들의 마음을 돌리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호 3번 조인성 후보는 ‘마이웨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선거 운동 기간에 투표권이 없는 국회의원 등 외부 인사들을 만나 협상력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 더 많은 회원들을 만나겠다며 전국 순회를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자정까지 열린 대전시의사회 정기대의원총회에 후보들 중 유일하게 끝까지 남아 정책공약이 담긴 책자에 대의원들 이름을 일일이 적어 나눠주기도 했다. 조 후보는 “이미 찍을 후보를 정한 회원들의 경우 마음을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부동층의 마음을 흔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투표율이 낮을 경우 ‘현역 프리미엄’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38대 의협 회장 선거에서 추 후보를 찍었던 회원들이 이번 선거에서도 추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또한 평소 관심이 없던 회원들에게 가장 친숙한 후보가 현재 의협 회장인 추 후보이기에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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