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지출은 늘고 수익은 줄어…“향후 더욱 심해질 것”

[청년의사 신문 송수연] 국내 병원들 중에서도 상위 8% 안에 드는 것으로 분류되는 수련병원들마저 경영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대한병원협회 산하 한국병원경영연구원이 수련병원 240여곳의 경영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수련병원 경영현황 추이 분석’ 자료에 따르면 수련병원들은 수입은 줄고 인건비 등 지출은 늘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수련병원들의 당기순이익은 2009년 이후 꾸준히 하락해 2011년를 기점으로 적자로 돌아섰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 출처 : 한국병원경영연구원 '병원경영·정책연구'

수련병원들은 2009년 평균 1억3,5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얻었지만 2011년 1,400만원까지 떨어진 후 2012년에는 2억8,700만원, 2013년에는 3억2,3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수련병원들의 성장성지표도 모두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9년 8.6%이던 총자본증가율은 2013년 5.6%로 떨어졌으며 2009년 31.0%였던 순이익증가율도 2013년에는 0.7%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적자를 면치 못하고 성장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데에는 인건비는 올랐지만 병상당 수익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병상당 당기순이익은 2009년 108만원 정도에서 2010년 33만원으로 곤두박질 쳤으며 2011년에는 15만원까지 떨어졌다. 그 이후 조금씩 증가해 2012년 29만원, 2013년 46만원 정도로 회복됐지만 2009년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의료수익의료이익률의 경우 2010년 3.1%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3년에는 2.8%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 출처 : 한국병원경영연구원 '병원경영·정책연구'

반면, 병원들이 지출하는 비용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인건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전체 비용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비용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9년 46.0%에서 2010년 41.5%로 떨어졌지만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 2011년 42.3%, 2012년 45.6%, 2013년 48.0%까지 올랐다.

조정환자 1인당 인건비는 2009년 12만원에서 2013년 18만원까지 증가했다.

전문의, 일반의, 전공의를 모두 포함해 의사 1인당 인건비도 많이 올라 2009년 3,770만원에서 2010년 6,490만원, 2011년 7,080만원, 2012년 1억100만원, 2013년 1억180만원으로 증가했다.

전문의의 경우 1인당 급여가 2009년 1억600만원에서 2010년 9,190만원, 2011년 9,820만원으로 감소하다가 2012년 1억2,790만원, 2013년 1억2,870만원으로 증가했다.

수련병원들은 진료실적 면에서는 병상이용률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환자들의 평균재원일수가 2009년 18일에서 2013년 8.9일로 줄었으며 100병상당 1일 평균 외래환자수는 2012년 286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3년 283.9명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병원경영연구원 정석훈 책임연구원은 “경영이 힘들다고 호소하는 병원들의 목소리가 근거 없는 것이 아님을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분석 비교한 병원들은 수련병원 지정을 받기 위해 자료를 제출한 병원들이기 때문에 상당히 우수한 병원이라고 할 수 있어서 그 결과가 더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의료수입을 늘려도 의료비용이 더욱 가파르게 상승해 수입을 늘린 효과를 0으로 만들어 버리는 현상, 당기순이익의 급격한 하락에 이은 적자 상황, 의료수입의 뚜렷한 하락세, 인건비의 급격한 상승 등은 병원들의 경영적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으며 특별한 조치 없이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더욱 심해질 현상에 대한 전초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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