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회장에게 보낸 글 공개하며 “회원들의 냉정한 심판이 기다릴 것”


▲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좌)과 추무진 현 의협 회장. 김형진 기자

[청년의사 신문 송수연]

제39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의협 추무진 회장과 노환규 전 회장 사이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38대 의협 회장 선거에서 추 회장을 적극 지지했던 노 전 회장이 회원들에게 사과하며 추 회장과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노 전 회장은 지난 28일 오후 의사커뮤니티사이트에 추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글을 공개하며 “최근(25일) 임시대의원총회와 그 이후 추 회장의 행보를 보며 이제는 저의 책임을 인정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며 “회원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노 전 회장은 “지난 보궐선거(38대 의협 회장 선거)에서 평소 투쟁을 반대하고 원격진료를 찬성하는 소신을 보여 온 후보가 대다수 시도의사회장들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아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추무진 당시 의협 정책이사의 출마를 감사히 생각하며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당선을 위해 노력했다”며 “당선 이후 수개월 동안 기대에 어긋나는 추 회장의 행보를 보면서도 저의 책임이 자유롭지 않아 조용히 지원하면서 말을 아껴왔다”고 했다.

노 전 회장이 공개한 추 회장에게 보낸 글에는 그에 대한 실망감이 담겨 있었다.

노 전 회장은 이날 오전 있었던 추 회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거론하며 “저처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배제되지 않았다니 축하드려야 하나. 아니면 회원들의 믿음을 저버린 추 회장의 배신에 분노해야 하느냐”며 “말씀하신대로 의협 총책임자가 비대위원장 밑으로 들어갈 수 없으니 의협 회장이 포함된 비대위에 회장은 비대위원장직을 맡게 될 것”이라고 했다.

노 전 회장은 이어 “작금의 상황이, 추 회장이 비대위원장직을 하사받은 것을 기뻐할 때인가”라며 “아니면 대통합혁신특별위원회에서 오랫동안 논의되고 결정된 사안들이 대의원들에 의해 대다수 부결된 것에 대해 분노와 좌절을 느껴야 하는 상황인가”라고 반문했다.

노 전 회장은 “그토록 대의원회 개혁을 갈망했던 저와 회원들의 열망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대의원들로부터 비대위원장직을 하사받은 것을 기뻐하는 추 회장을 보면서 저의 지난 선택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인정하고 회원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노 전 회장은 “지난 선거에서 추 회장의 선대본부장을 맡고 회원들을 독려한 것은 ‘추무진’이란 분을 회장으로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의협은 대의원들이 아니라 회원들이 주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회원들의 열망을 받들라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추 회장은 그런 저와 회원들의 바람을 철저히 외면하고 실망시켰다”고 했다.

노 전 회장은 “실망은 오늘의 실망이 아니라 지난 7개월간 이어져왔던 실망”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회원들의 냉정한 심판이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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