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아고라 청원 게시판에도 '해당 의료진 의료면허 영구 박탈' 촉구

[청년의사 신문 김은영] 서울 강남의 한 유명 성형외과 수술실에서 벌어진 생일파티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지자 의료계가 자율정화 움직임에 적극 나섰다.


강남 A성형외과의원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간호조무사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여러 장의 사진에는 환자가 누워있는 수술실에서 생일 케이크를 들고 있거나 수술실에서 음식을 먹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또 수술실에 누워 있는 환자를 배경으로 셀프 카메라를 찍는 것은 물론 수술에 쓰일 보형물로 장난을 치고, 수술 시 사용되는 도구를 이용해 팔찌 등 장신구를 수리하는 장면 등이 여과 없이 그대로 공개됐다.

현재 문제의 사진들은 논란이 커지자 삭제된 상태지만 네티즌의 공분을 일으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청원 게시판에 ‘수술 중 생일파티를 한 의료진의 영구 면허취소와 엄벌을 바란다’는 제목의 이슈 청원을 하기도 했다.

청원 내용에는 “수술 중 생일파티를 하고 환자에게 쓰일 가슴 보형물로 장난을 치다니 이것들에게 환자가 사람이기는 한 거냐”며 “해당 병원을 압수수색해 형사처벌 유무를 가리고 의료진에 대해 의료면허를 영구 정지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슈 청원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격앙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댓글에는 ‘요새 의료계 왜 이러나요. 자격 박탈해 달라’, ‘사람의 생명을 갖고 장난친 병원 의사나 간호사 명단 공개해 의료계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엄벌에 처해야 한다’, ‘간호조무사 제도도 없애 달라. 국민의 생명을 맡길 수 없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A성형외과의원의 비정상적인 행태에 대해 오늘(29일) 성형외과의사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고 자율정화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성형외과의사회 차상면 회장은 “(사진 속 문제의 장면들을 보면) 환자 안전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자율정화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문제가 붉어져 국민에게 죄송할 따름”이라며 “의사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결정했다. 윤리위 결정에 따라 대한의사협회에 징계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 회장은 “의사회 내부적으로도 굉장히 놀란 상황이다. 수술실에 음식물을 반입하거나 수술 모자를 쓰지도 않고 출입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적극 대응해 나설 계획이다”라고 했다.

의협도 A성형외과의원 사건을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할 것으로 보인다.

의협 신현영 대변인은 “성형외과의사회와 중앙윤리위 회부를 두고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장이 현장에 있었다면 어느 원장이었는지, 어떤 상황이었는지 또 환자가 마취 돼 있는 상황이었다면 감염 위험은 없었는지 등 객관적인 정황파악에 먼저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사진을 보고 정말 놀랐다. 일반 병원에서는 상상도할 수 없는 일인데 모든 병원의 모든 의사들이 그렇게 하는 것처럼 매도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또 이런 문제들로 인해 의료사고가 벌어진다고 오해받을 수 있어 답답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사실관계에 대해 파악하고 성형외과의사회에서 의협으로 중앙윤리위 회부를 요청하면 윤리위에 올리는 쪽으로 결정될 것 같다”고 했다.

향후 간호조무사를 포함한 의료인을 대상으로 환자인권과 프라이버시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양의대 의학교육학교실 유상호 교수는 “기본적으로 인성의 문제인데 본인들의 행위가 갖고 있는 의미를 모르는 것 같다”며 “간호조무사도 문제지만 알면서 말리지 않은 의사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의료계가 환자인권이나 프라이버시 문제에 상당히 주목하고 있는 시점에서 간호조무사들도 당연히 그런 교육을 받아야 하고 이들을 지시, 감독해야 하는 의사들도 책임 있게 더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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