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씨 운영 카페에 자연치료법 고수하다 사망한 누나 이야기 게재…허씨 "진심 애도”

[청년의사 신문 정승원] 일명 ‘자연치료’가 의학적 치료의 대안이라고 주장해 온 허현회씨의 치료법 때문에 자신의 누나가 사망했다는 글이 인터넷 게시판에 게재돼 네티즌들 사이에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 사진= Daum 카페 캡쳐

허씨는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81가지 이유’, ‘의사를 믿지 말아야 할 72가지 이유’ 등의 책을 펴내는 등 의학적 치료에 대한 불신을 나타낸 바 있으며, 지난해에는 SNS에서 ‘Health Care’를 ‘몸에 좋은 카레’로 해석해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다.

허씨가 카페지기로 있는 포털 사이트 다음(Daum)의 ‘약을 끊은 사람들’ 카페에는 지난 23일 ‘허현회를 아십니까’라는 제목의 한 글이 올라왔다.

‘약을 끊은 사람들’은 의학적 치료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여 ▲단식 ▲현대의학의 실체 ▲자연치유력 ▲민간의학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다.

게시글을 올린 A씨는 지난 10일 자신의 누나가 허씨의 치료법을 믿고 자연치료법을 고수해오다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며, 카페 회원들에게 탈퇴를 촉구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A씨의 누나는 지난 10월 대전의 한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던 중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자신의 누나가 의사로부터 서울의 큰 병원에서 재검진을 받으라는 말을 들었지만, A씨를 비롯한 가족에게 말하지 않고 자연치료법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던 중 지난 11월 A씨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누나의 상태가 악화됐다는 사실을 알았고 누나를 치료하러 간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놀라운 사실을 들었다고 했다.

누나와 매형이 허씨가 쓴 글을 전적으로 믿고 있었고 허씨와 전화 및 문자를 하면서 전적으로 그가 시키는대로 하고 있었다는 것.

A씨는 “더욱 기가 막힌 것은 병원에 입원하기 전 허씨가 직접 집으로 찾아와 본인이 의사인양 ‘치료가 잘 되고 있으니 걱정말라’고 누나와 매형을 안심시켰다”고 허씨를 질타했다.

A씨는 누나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지만 자연치료법에 다시 몰두하다 상태가 악화돼 항암치료를 받기로 했지만 지난 10일 사망했다고 했다.

A씨는 “허씨는 본인이 의사도 아니면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고 있다. 자신의 저서와 TV 출연으로 현대의학을 부정하고 병마와 싸우는 환자와 그 가족을 현혹하고 있다”라며 “이 글을 읽는 환자와 가족들이 다시는 ‘허현회’라는 사기꾼에게 속아 우리 가족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해당 게시글은 게시 이후 SNS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해당 게시물을 캡쳐해 올린 트윗이 26일 오후 5시 기준 1,200 리트윗을 돌파한 것.

한편 A씨에 따르면, 허씨는 A씨의 매형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완벽하지 않은 의학지식으로 조언을 한 것은 제 큰 실수입니다. 저도 이번 일을 크게 변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허씨는 A씨가 ‘약을 끊은 사람들’ 카페에 올린 게시글에 ‘떠나신 분과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합니다. 극락왕생하기를 소원합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