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신문 박기택] 2년여 전 기자는 칼럼(바이오시밀러 열풍, 냉정하게 보자)을 통해 ‘램시마’에 대해 우려 섞인 글을 쓴 적이 있다. 당시 램시마는 셀트리온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었는데, 이 관심이 거품이 아닌지 주의해서 보자는 것이었다.

2년여가 지난 현재, 당시의 전망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던 것 같다.

전자의 '반'에 대한 근거는 매출이다. 당시 램시마는 엔브렐, 휴미라, 레미케이드 등 경쟁제품들보다 빈약한 임상적 데이터로 인한 안전성 우려 등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고, 오리지널 대비 그다지 저렴하지 않은 약가가 되레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의사나 환자가 크게 싸지도 않고 효과나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약을 쓰겠냐는 전망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램시마의 매출은 경쟁사들 대비 1/10에 불과한 30여억원. 뜨거웠고, 그 열기가 지금까지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초라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법한 성적표다.

틀린 전망은 해외시장 진출 부분이다. 당시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열리지 않았고, 미약한 임상 데이터로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까라고 봤다.

이 전망에 대해선 기분 좋게(?) 한방 얻어맞았다. 셀트리온의 해외 진출 관련 발표 내용을 종합하면, 램시마는 지난해 유럽에서 판매 승인을 받았고, 올 1월에는 캐나다, 이어 7월에는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도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여기에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도 연일 낭보를 터뜨리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내 임상시험을 종료하고 8월에 FDA의 허가절차에 들어갔다. 셀트리온은 소송 등으로 특허를 피해 내년 하반기 미국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만일 셀트리온이 미국에서까지 판매허가를 획득하고 시장에서 판매가 이뤄지면, 국내 시장 판도를 뒤흔들 수도 있다.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일부의 우려를 일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램시마의 해외에서의 선전은 다른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해외진출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그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허가와 판매는 별개 문제인 만큼,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은 좀 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말이다.

한국 제약산업의 위상을 위해서라도 램시마가 값싸고 효과적인 바이오시밀러로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성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사족이지만, 우리나라에선 가격을 내릴 생각이 아직도 없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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