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전공의 25명 조사결과, '근무시간 단축'·'월급 상승' 원해

[청년의사 신문 김은영] 외과 기피현상을 없애고 인식 개선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뭐가 바뀌어야 할까.


일선 수련병원 외과에서 근무 중인 인턴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공 선택 시 외과 지원을 꺼리는 이유로 불안전한 미래와 과도한 근무시간이 꼽혔다.

정부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규정’을 시행하고 있지만 일선 수련현장에서는 여전히 ‘업무 과도’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외과 이지수 전공의(3년차)는 지난 27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한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66th Congress of the Korean Surgical Society)에서 ‘외과 여성 전공의’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이같은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3일부터 21일까지 삼성서울병원 외과에서 근무하는 인턴 24명과 전공의 25명(▲1년차 9명 ▲2년차 7명 ▲3년차 9명) 총 4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인턴 시절 외과 수련을 경험한 전공의 10명 중 8명은 수련 만족도나 흥미를 느껴 외과를 선택했지만 여전히 과도한 업무와 깨기 어려운 외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문제로 지적됐다.

전공의 25명을 대상으로 인턴 수료 후 언제 외과를 선택했냐는 질문에 84%인 21명이 ‘수료 후 바로’라고 응답했으며, 응답한 21명 중 92%(20명)가 외과에 ‘재미’를 느껴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인턴 24명을 대상으로 ‘외과’에 대한 점수를 0점(싫다)에서 10점(좋다)까지 종합한 결과, 남자 인턴의 경우 평균 7점, 여자 인턴의 경우 평균 4.76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인턴과 전공의들에게 ‘외과’하면 떠오르는 생각을 묻는 질문에 52%(26명)는 ‘힘들다’고 응답했으며, ‘개업하기 힘들다’는 15%(8명), ‘돈 벌기 힘들다’는 3%(2명) 등이었다.



향후 개선돼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근무시간 단축’과 ‘월급 상승(안정적인 미래 보장)’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인턴을 대상으로 ‘인턴들이 외과를 전공으로 선택하기 위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점’을 묻자 48%(12명)는 ‘안정적인 미래에 대한 보장’, 36%(9명)는 ‘근무시간 단축’, 12%(3명)는 ‘월급상승’ 등의 순으로 답변했다.

전공의들에게도 ‘전공 만족도가 낮은 경우 대안’을 묻자 30%(8명)가 ‘근무시간 단축’, 27%(7명)가 ‘월급 상승’, 25%(6명)가 ‘안정적인 미래’라고 응답했다.

수련환경 개선 규정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근무시간 단축’이 1순위 선결과제로 꼽힌 점에 대해 이 전공의는 “최대 연속 수련시간이나 응급실 수련시간, 수련 간 최소 휴식시간 등이 규정으로 정해져 있지만 4년차들이 전문의 시험 준비로 업무에서 빠진 상황에서 1~3년차로는 공백을 메우기가 벅차다”라고 말했다.

과거 1~2년차로 몰리던 업무가 수련환경 개선 규정이 시행되면서 전 년차로 분산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인력 충원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장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저년차로 몰리던 업무부하가 많이 분산된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전공의들에 이어 전임의들에게 업무가 돌아가 불만도 있는 것 같다”면서 “전공의 과정이 4년이 아니라 7년이 됐다는 얘기도 농담 삼아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업무부하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전문의 인력이 고용돼야 하는데 페이(pay)가 세다 보니 병원 측에서도 고용이 쉽지 않은 것 같다. 이런 부분은 정부 지원이 필요하지 않겠나”라며 “아직 시행 초반이기 때문에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개선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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