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신문 양영구] 국내 의약품 유통과정의 고마진 왜곡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존 의약품유통업계의 저마진으로 인해 산업이 고사하고 있다는 주장과는 배치되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이 24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2013년 전체 의약품 유통현황’에 따르면 국내 의약품 유통마진은 2조6,732억원(15.7%)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1.8조원에서 2013년 2.7조원으로 50% 증가했다.

또 도매상 간의 거래도 2011년 9.3조원에서 2013년 10.5조원으로 12.9%나 증가했다.

이같은 국내 유통마진은 미국 2.9%(2011년), 유럽 5.7%(2010년), 일본 6.9%(2011년)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국내제약사의 유통마진은 19.8%, 다국적제약사의 유통마진은 8.7%로 국내제약사의 유통마진이 다국적제약사보다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전문의약품의 마진율은 일반의약품 마진율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다국적제약사의 유통마진이 국내제약사보다 낮은 이유로 유통구조의 단순함, 보유 제품군의 바게닝파워(Bargaining Power)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또 국내 유통마진이 외국보다 월등히 높은 이유는 2,000개가 넘는 도매업소의 난립으로 의약품 유통구조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과도하게 많은 의약품 도매업소 때문에 여러 단계의 도매업소를 거치면서 유통마진이 증가하는 것이다.

주요국의 도매업소 숫자를 보면, 미국은 3개(2011년), 유럽 772개(2010년), 일본 96개(2011년)에 불과하다.

미국은 3개 도매업소가 전체 시장의 94.6%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은 4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89%를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13년을 기준으로 의약품 도매업소 수가 2,027개에 달한다.

의약품 유통금액 하위 35%(약 710개)인 도매상이 전체 의약품 유통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미만(0.96%)에 머무는 등 영세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의약품 유통마진은 외국에 비해 천문학적인 마진율을 보이고 있다”며 “도매상 숫자가 너무 많다보니 전체 유통비용은 계속 증가함에도 개별 도매상 이익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매상 난립으로 유통구조에 고비용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도매상 수를 줄이고 유통구조를 선진화해야 한다”며 “유통구조 선진화 없이 약가통제만으로는 약값을 관리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