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의원, 서울대병원 본원 석면 관련 예션 현황 근거로 개선 촉구

[청년의사 신문 정승원] 최근 석면 자재 사용으로 논란이 됐던 서울대병원이 석면관련 예산을 지난해 대비 1/6 수준으로 줄이고, 예산 역시 50% 밖에 집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주선 의원이 공개한 ‘서울대병원 본원의 석면관련 예산 현황’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의 석면 관련 예산은 지난해 2억8,000만원에서 올해 5,000만원으로 줄었다.

지난 2010년부터 총 3억3,000만원의 예산이 책정됐는데 이 중 집행된 금액도 1억 8,000여만원으로 집행률이 55.3%에 불과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이 석면자재 등을 당장 전면 교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대병원이 박 의원에게 제출한 ‘석면천장 관련 향후 계획’에 따르면 예산 등의 문제로 석면 함유 자재의 일괄적 교체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하루에도 1만명 가까운 환자와 수천명의 노동자들이 석면가루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음에도 배정된 예산조차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는 서울대병원이 예산 탓만 하고 있다”며 “첨단외래센터 등 수백억원대 건물을 짓는 데는 돈을 펑펑 쓰면서 석면 자재를 교체하는 데는 왜 이렇게 인색한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특히 서울대병원 본관과 어린이병원 연결 공간의 파손이 심해 석면 노출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서울대병원 본관과 어린이병원 연결 공간은 파손부위가 100개가 넘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부서진 부분은 메우고 페인트칠을 하는 등 임시조치는 취했으나 근본적 대책은 못 된다”며 “연결통로는 20~30미터 길이로 입원실 복도 같은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1주일 정도면 쉽게 철거공사가 가능하다. 왜 이렇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대처하나”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지난 9월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수도권 12개 대형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석면조사 결과, 어린이병동과 모자병동 등 269곳에서 석면이 들어간 천장재 등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석면기준치인 기준농도 0.1%를 30~50배 초과하는 백석면이 확인됐고, 천장재 208곳도 파손됐다.

이러한 결과는 서울대병원이 지난해 실시한 자체조사에서도 마찬가지 결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건물별 석면조사를 실시했는데 석면이 검출되지 않은 건축물은 암병원 1개뿐이었고 본관, 어린이병동, 소아교수연구동 모두 석면이 검출됐다.

박 의원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미봉책이 아니라 1주일이면 공사가 가능한 본관과 어린이병원의 연결통로라도 석면자재들을 조속히 교체해 서울대병원이 석면 없는 병원’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전했다.

박 의원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서울대병원은 내년에 첨단외래센터 공사를 시작할 때 어린이병원과 본관의 연결 공간을 제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내년 초에 첨단외래센터 공사를 시작할 때 이번에 지적받은 연결통로를 없앨 계획이다. 그 전에 통로를 폐쇄하고 공사를 진행하기 쉽지 않아 부분적으로 보수 작업을 했던 것”이라며 “연결통로 공사를 하지 않아 예산이 적게 책정된 면도 있다. 그 외 문제가 된 부분들도 단계적으로 보수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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