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벨리토, 최초의 ‘ARB+스타틴’ 복합제…신장애 환자 용량 조절 제한 無올로스타, 올메텍에 크레스토 복합…약물상호작용 없는 ‘이층정’ 구조 장점

약은 병을 치료한다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 상품이다. ‘약’을 주로 ‘전인적’ 시각에서 바라보지만, 많이 팔아서 이익을 얻어야 하는 상품임도 간과할 수 없다는 말이다. 때문에 약을 만든 제약사들은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사용되게끔 ‘근거’를 만들고, 때로는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또한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레 ‘비아그라 vs 시알리스’, ‘리피토 vs 크레스토’ 등과 같은 라이벌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에 라이벌 11쌍(22개 의약품)을 선정해, 매주 한 쌍씩 그 경쟁을 정리해 봤다. 그 두 번째 시간으로 ‘ABCD전투’를 4회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 주>

[청년의사 신문 이혜선]

고혈압, 당뇨병 등 환자들의 약 복용 수가 많은 만성질환 치료에서 복합제는 이미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최근에는 동반 질환까지 예방하는 복합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누가’ 먼저 ‘무엇’을 ‘어떻게’ 섞느냐가 관건이 된 셈이다.

그 대표 격이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한 ‘안지오텐신Ⅱ수용체차단제(이하 ARB)+스타틴(Statin)’ 제제다. 고혈압환자의 80% 이상이 1가지 이상의 질환을 동반하고 있으며 고혈압환자의 40%는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점에서 고혈압과 고지혈증 치료에서 한 가닥 하는 ARB성분과 스타틴 성분을 복합한 제품 개발은 모두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ARB+스타틴’ 복합제를 내놓은 제약사는 한미약품, 대웅제약, LG생명과학 등이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이다. 한미약품은 ‘이베사르탄+아토르바스타틴’을 섞은 로벨리토를, 대웅제약은 ‘올메사르탄+로수바스타틴’을 복합한 올로스타를 출시했다. 로벨리토는 스타틴 계열의 절대강자 ‘리피토’를 더했고, 올로스타는 ARB계열 1위인 ‘올메텍’을 앞세우며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이에 허가사항과 임상시험 결과, 양사에서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두 약물을 비교해봤다.


로벨리토, 국내 ‘ARB+스타틴’의 시초

2013년 12월 1일에 출시된 로벨리토(성분명 이베사르탄+아토르바스타틴)는 사노피아벤티스와 한미약품이 공동 개발한 최초의 ‘ARB+스타틴’ 단일복합제다. 1일 1회 식사와 상관없이 아무 때나 복용할 수 있게끔 허가를 받았으며, 용량은 150/10mg, 150/20mg, 300/10mg, 300/20mg 등 총 4가지가 출시됐다.

한미약품이 로벨리토의 성분으로 선택한 ARB계열 고혈압치료제는 아프로벨(성분명 이베사르탄)이다. 이 약은 지난 1999년 출시된 이후 10년 가까이 ARB계열 처방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각광을 받았다. 이후 다양한 ARB계열의 치료제가 출시되면서 주춤하고 있지만, 지난해 약 180억원 가량의 실적이 나올 만큼 꾸준히 처방이 나오고 있다.

이베사르탄은 본태성 고혈압과 고혈압을 가진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신질환 치료에 적응증을 갖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미약품은 이베사르탄의 짝으로 한국화이자제약의 리피토(성분명 아토르바스타틴)를 선택했다. 고지혈증치료제 부동의 1위인 리피토는 그동안 400건 이상의 다양한 임상시험을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에 대한 다수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로 출시된 지 13년째로 오랜 임상경험이 축적돼 의료진들의 신뢰가 두텁다.

로벨리토는 서울대병원, 고대안암병원 등 22개 의료기관에서 4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상 및 3상 임상시험을 거쳐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한미약품은 로벨리토가 복용에 특별한 제한이 없어 쉽고 편하게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특히 로벨리토가 복합 단일제제로 환자의 복약순응도 및 편의성을 개선한 것을 큰 장점으로 꼽고 있다.


올로스타, 올메텍 신화 잇는다

대웅제약의 올로스타(성분명 올메사르탄+로수바스타틴)는 올해 4월 출시됐다. 현재 ARB계열 약물 중 1위인 올메텍(성분명 올메사르탄)과 리피토의 숙적(?)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크레스토(성분명 로수바스타틴)를 더한 제품으로, 20/5mg, 40/20mg, 20/10mg, 20/20mg 4가지 용량이 출시돼 있다.

올메텍은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해 대웅제약과 코프로모션을 한 제품으로 대웅제약이 영업을 맡으면서 단숨에 ARB계열 1위 제품으로 올려놨다. 올해로 출시 10년을 맞은 올메텍 역시 임상현장에서 사용 경험이 풍부하다. 또한 여전히 가장 많이 처방되는 ARB제제이기도 하다. 아프로벨과 달리 본태성 고혈압에 대한 적응증만 보유하고 있지만, OLIVUS 임상을 통해 강한 혈압 강하효과와 죽상동맥경화 진행 지연, 심혈관계질환 발생 감소효과 등의 효능을 입증했다.

올메텍의 파트너인 크레스토는 고지혈증치료제에서 리피토 다음으로 처방이 많이 되는 약물이다. 특히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서 총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을 목표수준으로 낮춰 죽상동맥경화증 진행을 지연시킨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대웅제약은 국내 ‘ARB+스타틴’ 복합제 중에서 올로스타만이 유일하게 복합제로 3상 연구를 진행해 그 효능과 안전성을 제대로 확인받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팀이 진행한 OLSTA-D라는 임상에서 이완기 혈압 목표 도달률과 LDL-콜레스테롤 목표치 도달률에서 모두 유의한 결과를 나타냈다.

올로스타 40/20mg 복용 8주 후 이완기 목표도달률이 올메사르탄 40mg 단독 투여 시 혈압목표도달률(61.1%)과 유사한 혈압 목표 도달률(73.8%)을 보였다. 올로스타 40/20mg 복용 8주 후, LDL-콜레스테롤 목표치 도달률은 로수바스타틴 20mg 단독 투여시(86.1%)와 유사한 목표 도달률(90.2%)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웅제약은 올로스타를 자체개발했다는 점과 주성분 간의 약물 상호작용이 없어 두 약물을 각각 병용 투여할 때와 동등한 효과를 낸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미, “이층정기술 로벨리토도 있다”

최근 고혈압환자나 고지혈증환자에게 약을 처방할 때, 단순히 혈압강하효과나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만을 따지지 않고 추가적인 이득도 고려해 처방하는 추세다. 고혈압환자에게서 심혈관보호, 신장 보호를 고려하거나 고지혈증환자의 죽상동맥경화 지연 효과를 고려한다는 소리다. 그런 점에서 로벨리토와 올로스타는 ‘ARB+스타틴’ 복합단일제라는 점에서 같지만 구성하고 있는 성분과 이 성분 간의 시너지 효과는 다르다.

대웅제약은 올메사르탄과 로수바스타틴을 선택한 이유로 성분 간에 약물 상호작용이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올메사르탄과 로수바스타틴은 체내 대사경로가 달라 상호작용이 적고, 특히 올로스타에 적용된 이층정기술은 두 약물간의 물리·화학적 상호 반응을 최소화했다는 게 대웅제약의 설명이다.

이에 따르면 이층정기술은 각 층으로 분리된 약물들의 입자 표면적을 조절해 시간차 방출을 유도한다. 즉, 주성분 간의 약물 상호작용이 없고 이층정기술을 통해 각 성분의 흡수율이 떨어지는 것을 보완했기 때문에 병용 투여할 때와 동등한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미약품 역시 ‘압축 이층정’ 기술을 통해 결합이 힘든 각 약물을 복합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3상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신장애 환자도 사용’ VS ‘죽상동맥경화지연’

한미약품은 로벨리토가 복용에 특별한 제한이 없어 쉽고 편하게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약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로벨리토가 복합 단일제제로 환자의 복약순응도 및 편의성을 개선한 것을 큰 장점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올로스타 역시 복합 단일제제이기 때문에 독자적 특징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로벨리토가 꼽는 또다른 장점은 신장애 환자나 간장애 환자에게 특별한 용량조절이나 금기가 없다는 점이다. 이베사르탄은 고혈압이면서 제 2형 당뇨병환자의 신질환에도 적응증을 갖고 있다. 또한 신장애 환자에게 일반적으로 투여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다. 아토르바스타틴 역시 신장애 환자에게 용량조절이 필요 없기 때문에 만성질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신장애 질환 위험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다만, 이베사르탄이 간에서 대사되기 때문에 경증에서 중증도의 간장애 환자에게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는 점은 고려대상이다.

이에 반해 올로스타는 신장애 환자에게 올메사르탄 최대 투여용량이 1일 20mg으로 제한이 있다. 로수바스타틴 역시 중증의 신부전 환자에게 20mg을 투여할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대신 경증의 간장애 환자는 올메사르탄의 용량조절이 필요 없다.

올로스타의 주요 장점은 죽상동맥경화증 지연 효과이다. 올메사르탄은 OLIVUS 연구를 통해 관상동맥 죽종부피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로수바스타틴 역시 적응증에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서 총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을 목표수준으로 낮춰 줄상동맥경화증의 진행을 지연시킨다는 게 포함돼 있다. 올로스타를 복용하면 죽상동맥경화증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로벨리토와 올로스타, 선택은?

최근 복용편의성을 강조한 복합제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ARB와 스타틴을 복합한 로벨리토와 올로스타 모두 시의적절하게 출시된 약임에 틀림없다.

특히 각각 복합한 약물 모두 고혈압 치료제와 고지혈증 치료제 분야에서 날고 기는 성분들이기 때문에 선택은 쉽지 않다. 실제로 로벨리토와 올로스타는 올해 4월 이후 처방실적에서 근소한 차이로 엎치락 뒤치락하며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중이다. 그만큼 시장 수요가 있고, 효능효과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약 선택시 ‘ARB+스타틴’ 복합제가 탄생한 배경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ARB+스타틴’은 고혈압환자 중 고지혈증을 동반한 환자가 타깃이다. 혈압강하효과가 비슷하다면 고지혈증치료효과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지혈증치료제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은 단연 아토르바스타틴이다. 이는 제약대전 Part1. 십년전쟁 ‘리피토 VS 크레스토’ 편에서도 다뤘다.

또 한가지, 만성질환자들이 약물을 장기복용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합병증도 고려해야 한다. 심혈관계 질환과 신장질환은 특히 고려해야 하는 요소들이다. 이런 점에서 심혈관계 위험 감소 적응증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아토르바스타틴과 고혈압을 가진 제 2형 당뇨병 환자의 신질환에도 사용 가능한 이베사르탄이 장기 복용 환자에게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혈압과 고지혈증은 약물을 장기 복용하며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임을 감안할 때, 고혈압 환자와 고지혈증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신장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로벨리토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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