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연금 200억 적자 청산 어려워…"원지동 이전은 언제?"

[청년의사 신문 김은영] 공공의료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자처하던 국립중앙의료원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공공의료 지원을 위해 정부로부터 받는 출연금이 매년 삭감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윤여규 원장이 임기만료 3개월을 앞두고 돌연 사퇴함에 따라 발전 동력마저 잃고 있다.

갑상선암 명의로 알려진 윤 원장은 한 해에 25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NMC 살림에 사실상 중심이 돼 왔다.

더욱이 올해 정형외과 이중명 교수를 시작으로 서울대병원 출신 스타급 전문의 4~5명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앞으로 NMC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임직원들이 물자 절약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첩첩산중’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턱 없이 미약한 수준이다.

초진 환자 창출을 위한 수익구조 부족도 위기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의료 명목으로 발생하는 진료 공백에 대해 정부의 별도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 않아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형국이라는 지적이다.

NMC 관계자는 “한 해 25억원을 벌어들였던 윤 원장이 사퇴하면서 벌써 내년 적자는 따 놓은 당상”이라며 “여기에 중증도가 높지 않은 취약계층 환자가 많다보니 수익구조가 약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최근 세월호 사건에 이어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까지 발생하면서 정부에서 공공의료 지원에 대한 요구가 늘었다”며 “의료진이 부족한 NMC의 경우 현재에서 단 한 명이라도 진료를 못하게 되면 상황이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 그런 부분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결코 수익창출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건강검진센터를 새롭게 단장하면서 공을 들였다”며 “기기는 물론 시설 전반까지 가격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한다. 이를 발판 삼아 수익 증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현재 공석으로 돼 있는 원장 임명 건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미 차기 원장 자리를 두고 NMC 내부에서 지원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좀 더 힘 있는 인사가 임명돼야 원지동 이전 등 굵직굵직한 사안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NMC 관계자는 “단순히 연봉 높은 한직 정도로 생각하려는 사람들은 되서는 안 된다”면서 “NMC 원장이 되려면 능력을 갖추고 공공의료를 위하는, 정말 힘 있는 사람이 와서 이끌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으로 NMC는 원지동 이전을 위기 타개를 위한 탈출구로 보고 있다.

NMC는 오는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원지동 6만9,575㎡(62만1,046평) 부지면적에 약 700병상 규모로 이전·신축을 계획하고 있다.

NMC 관계자는 “원지동 이전에 대해 정부로부터 총 4,400억원을 지원받게 됨으로써 ‘응급’과 ‘재난’에 대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가능케 됐다”며 “50여년 넘은 건물에서는 한계가 있다. 이전 추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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