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신문 이혜선]

수사당국의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 수사 결과가 또 발표됐다. 지난 8월 CMG제약에 이어 이번엔 태평양제약이다. 모두 리베이트 쌍벌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했으며 그 수법도 대담했다.

그런데 이 두 제약사에게 공통점이 있다. 매출 1,000억원 안팎의 중소제약사라는 점이다.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되면 오히려 중소제약사들이 리베이트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지난 8월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전담 수사반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CMG제약은 2010년 1월부터 2014년 5월까지 전국 379개 병원과 의원에 속한 의사와 약사에게 자사 의약품 처방을 대가로 총 15억6,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품목에는 더 많은 판촉비를 책정해 체계적으로 관리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금액과 수법도 문제지만, CMG제약이 리베이트를 하게 된 배경이 더 놀랍다.

CMG제약은 쌍벌제 시행 이후 경쟁사들이 리베이트를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태평양제약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수사한 바에 따르면, 태평양제약은 전국 120개 병원 의사를 대상으로 9억 4,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상품권, 회식비 대납, 현금 지급 등 전형적인 리베이트 제공수법을 사용했다.

시기도 2011년 1월부터 2014년 4월까지로 최근까지 대범하게 리베이트를 제공해 왔다. 태평양제약이 한독에 인수된 이후에도 불법 리베이트 영업이 끊기지 않은 것이다.

CMG제약과 태평양제약 모두 리베이트 쌍벌제나 일괄약가인하 이후에도 불법 리베이트를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기회로 삼고 적극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이다.

제약업계에선 일찌감치 쌍벌제와 일괄약가인하 이후에 벌어질 불법 리베이트에 대해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일괄약가인하로 약가 차이가 줄어들면서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일부 중소제약사들이 대담한 영업활동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결국, 이런 업계의 우려는 연이어 발표된 중소제약의 리베이트 수사결과로 인해 고스란히 증명된 셈이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