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평 “이사회가 자기네끼리 투표한 것”…노조 “구성원 뜻 반영 못해”

[청년의사 신문 정승원] 연세대가 진통 끝에 차기 의료원장 등 의료원 보직자 인선을 마무리했지만 이를 두고도 내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6대 연세의료원장에는 세브란스병원 내과 정남식 교수가, 연세의대 학장에는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이병석 교수가 임명됐지만 내부에서는 의료원 구성원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인사라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정 교수의 경우 지난 5월 연세의료원 소속 교수 539명이 참여한 호선 투표에서 25.8%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 38.4%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한 외과 노성훈 교수에 뒤졌고 노동조합 추천 후보자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했음에도 최종적으로 의료원장에 임명됐다는 것.

이에 연세의료원 교수들은 결국 이번 의료원장 선임이 연세대 본부와 재단이사회의 뜻대로 이뤄진 조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연세의대 교수평의회(이하 교평) 김원옥 의장은 재단이사회가 의료원 교수들에게는 간접선거 방식의 후보 추천을 금지했으면서 자신들은 사실상 순위를 정해 의료원장 후보를 정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이번 의료원장 선임에는 절차상 문제가 있다. 재단에서 교수들에게는 순위를 정하는 투표를 하지 못하게 해놓고 자기네들은 사실상 내부 선거로 후보를 뽑았다”며 “인사위원회에도 이러한 의견을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재단이사회에서 교수들의 투표는 원천봉쇄 해놓고 사실상 이사회 내에서 투표와 유사한 방식으로 의료원장 후보를 선정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교평은 향후 의장단을 소집해 차기 의료원장과 의대학장에게 정견 발표를 요청할 계획이다.

교평은 ▲재단이사회에 의료원 출신 이사 파견 ▲정관 개정 ▲각종 이익금 분배 문제 등을 요구할 상설기구 설립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 의장은 “상설기구 설치를 통해 세브란스와 연희의 1대1 합동정신 구현에 힘쓸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임명된 의료원 보직자들이 교수들의 이러한 뜻에 동의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연세의료원 노조도 이번 의료원장 선임에 대해 유감의 입장을 밝히며, 재단에 이번 선임 배경에 대해 묻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연세의료원장 후보추천위원회에 등록된 후보들에게 질의서를 보낸 뒤, 그 내용과 조합원들의 평판을 바탕으로 일반직 추천 후보자로 노성훈 교수, 이비인후과 윤주헌 교수를 추천한 바 있다.

그러나 연세대가 최종적으로 정 교수를 의료원장에 임명하면서 교평은 물론 노조 구성원들의 의견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연세의료원 노조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노조에서도 후보를 추천했는데 예상한 것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며 “이번 의료원 보직자 선임에서 잡음이 많았는데 대학본부와 재단이사회에서 향후 이에 대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의료원장은 최종적으로 총장이 선임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이번 의료원장 선임 결과는 유감”이라며 “이번 선임은 의료원 구성원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면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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