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관련 사망자 중 82%가 알코올 간질환…간 전문가들 우려 제기


[청년의사 신문 양영구]

간질환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국가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과 대한간학회 주최로 열린 ‘국민 간 건강 증진을 위한 국가정책방향은?’ 토론회에 참석한 주제발표자들은 간질환 관리를 위한 국가차원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먼저 ‘간질환의 국가 중점질환 관리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일산백병원 이준성 교수는 간질환 관리를 위한 정부 주도의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이 교수는 “대부분의 간질환은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질환에서 시작한다”며 “하지만 대부분 만성화돼 있기 때문에 질병부담 측면에서 볼 때 비감염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알코올성 간질환의 사회적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음주가 초래하는 사회적 비용은 한해 18조9,839억원에 달하며 알코올 간질환에 의한 사회적 의료비용은 최근 4년간 연평균 10.3%p씩 증가하고 있다.

이 교수는 “지역사회에 기반한 치료재활시스템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에 알코올사용장애자 직업재활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등 알코올 질환의 치료재활시스템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며 “국내 알코올 간질환의 치료 여건을 개선하고 음주문제와 관련한 국가 예산을 증액하는 등 정부의 정책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 정부가 주도해야 할 간질환 관련 정책과제로 ▲주요 만성 간질환의 조기 발견과 체계적 관리체계 구축 ▲국가간암검진사업의 효율성 증진과 관리 강화 ▲건강한 음주문화 정착과 알코올사용자애자를 위한 사회적 지원체계 강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예방을 위한 건강한 생활습관 운동 ▲건강보험의 발전적 개혁 ▲간질환정복연구사업의 활성화 등을 제안했다.

‘간질환 효율적 관리를 위한 제언’을 주제로 발표한 대한간학회 김동준 의료정책이사도 음주로 인한 간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이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한 해 동안 알코올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알코올 관련 사망자 4,500명중 82.4%를 차지하고 있고 국내 만성 간질환 중 알코올 간질환은 전체 간질환의 13~14.5%에 달하는 실정이다.

김 이사는 “술과 연관된 질환 중 간질환이 중요하지만 그에 대한 정책은 틀에 갇혀 있다”며 “게다가 가격정책, 광고와 판매규제, 음주문화 개선 등 관련 정책 역시 적절히 시행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술 소비량은 매우 높은 실정이기에 민간주도의 영역이 될 수 없다”며 “술로 인한 부담과 손실을 경감시킬 정책집행의 주체가 보건복지부 내에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간경변을 중증질환 산정특례에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김 이사는 “복수, 정맥류 출혈, 황달, 간성혼수를 동반한 비대상성 간경변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25%정도에 불과하다”며 “사망자 역시 60세 이전 남자에게서 절대적으로 많이 나타나기에 노인성 질환과 달리 가정에 지워지는 사회경제적 부담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간경변증으로 인한 사망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건강보험 재정부담이 늘어나는 질환이 아니다”며 “하지만 가계에 지워지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중증질환 산정특례 적용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간질환의 예방·조기발견·치료를 위한 정책수립과 개편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질병정책과 이재용 과장은 “건강증진사업의 일환으로 절주와 관련한 예방과 홍보를 진행하고 있고 어느 정도 성과를 보였지만 술에 대한 관대한 국내 사회문화적 측면 때문에 규제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과다한 음주로 인해서 국민 모두가 간질환 고위험군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야외음주를 비롯해 음주와 관련한 규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간질환은 조기발견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국가암검진사업이 보다 효과성을 가질 수 있도록 수검률 제고의 방향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제도를 개편하겠다”며 “이와 함께 보장성을 확대, 중증질환 산정특례 적용 등에 대해서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