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심리학과 건강


[청년의사 신문 박진영]

벌써 4월이다. 연초부터 세웠을 운동이나 다이어트, 또는 일이나 학업 관련 각종 계획들의 결과가 슬슬 드러날 시기이다. 그런데 혹시 그 계획들 중 ‘이번에는 꼭 이루고 말리라’하고 주변에 널리 호언장담을 했음에도 지금 되돌아보면 실패한 계획들이 많지는 않는가?

심리학자 Gollwitzer와 동료 연구자들은 일련의 실험들을 통해 ‘무엇을 하겠다’는 목표를 떠벌리고 다닐수록 목표 달성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자들은 심리학자와 법관이 되는 것이 꿈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학자가, 법관이 되기 위해 각각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에 대해 쓰도록 했다. 많은 학생들은 ‘수업에 열심히 참여한다’거나 ‘기타 참고 자료들을 열심히 숙지한다’ 등의 답변을 했다.

그리고 나서 한 조건의 학생들에게는 ‘나는 심리학자가 되기 위해 (어떤 목표를) 꼭 할 거야!’라며 자신의 목표와 노력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도록 했고 다른 조건의 학생들에게는 목표를 주변에 이야기하지 않고 혼자만 알고있게 했다. 그 결과 자신의 목표를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 한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이후 그 노력을 ‘덜’하는 모습을 보였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연구자들은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을 시작하기도 전에, 너무 일찍 사람들의 관심과 인정을 받아버리면 ‘이미 다 이루었다는 착각(sense of completeness)’이 생길 수 있다고 보았다. 즉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목표를 잔뜩 떠벌리다 보면 이를 통해 일종의 충만감을 갖게 될 수 있고, 여기에 너무 빠지면 정작 중요한 노력을 하지 않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실험에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목표를 알아준 경우 ‘나는 지금 나 자신이 목표한 인물(심리학자, 법관 등)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고 하는 경향도 강하게 나타났다. 특히 개인적으로 ‘절실한’ 목표일수록 사람들이 알아줄 때 오히려 노력하지 않는 현상이 심하게 나타났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다이어트이든 운동이든 일이든 개인적으로 중요한 목표는 여기저기 이야기하기보다 조용히 가지고 있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한다. 최소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을 때보다 실천하고 있을 때 이야기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어쩔수 없이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더라도 연구결과에서 볼 수 있듯 이른 성취감에 빠질 위험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올해는 일에나 건강에서 세운 많은 목표들이 이루어지길 바래본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