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철의 병원경영브리프

[청년의사 신문 윤상철] 보통 미국의 소아과 의사들이 하루 40~50명의 환자를 진료하는데 반해, 미국 아칸소주 스프링데일의 잭슨 박사는 70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하면서도 1인당 진료시간은 평균 이상이다. 그 비결은 뭘까?

각 병실 문 앞에는 완벽한 환자 진료기록 차트, 내원 이유, 간호사의 예비 진단결과 그리고 녹음기가 준비되어 있다. 그는 진료기록 차트를 살펴보면서 환자와 상담하고 치료방법을 강구한 후 환자 앞에서 진료과정, 처방전, 다음 치료 지시사항을 녹음한다. 그러면 그가 다른 환자에게 이동하는 동안 간호사가 진료기록 차트와 녹음기를 들어 지시한 내용을 기록하고 이행한다.(폴 스미스의 ‘스토리로 리드하라’에서 인용)


일반적인 경우 환자가 없는 상태에서 처방전을 쓰고 간호사에게 치료에 대해 설명하는데 반해, 그는 환자들 앞에서 구두로 이를 진행하여 진료 속도를 높여 환자 1인당 진료시간을 유지했다.

단순히 시간만 유지한 것이 아니라 환자들이 치료 지시사항을 듣고 궁금한 것은 바로 질문할 수 있게 함으로써 치료과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개선시켰다. 이런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최고의 의사’라는 명성을 얻기에 이르렀다.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 또는 PI(Process Innovation)는 업무처리절차를 근본적으로 재고찰하고 합리적으로 재설계하여 비용, 품질, 서비스, 속도 등을 개선시키는 경영활동이다. 많은 병원들이 업무 재설계 활동을 수행하지만, 의사 업무는 예외인 경우가 많고, 그 결과 병원 전체의 업무 개선효과는 미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사 업무 재설계를 위해서는 의사들의 업무 중 가치를 창출하는 업무와 그렇지 않은 업무를 분석하고,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 업무는 제거해야 한다.

그리고 가치를 창출하는 업무 중 의사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업무와 다른 방식으로 수행 가능한 업무를 찾아, 보다 비용효과적인 방법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인도의 평균적인 안과의사들보다 6배나 생산성이 높은 아라빈드 안과병원에서는 의사들이 의료 처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의료보조원들을 육성하여 많은 업무를 그들에게 맡기고 있다. 설립자인 닥터 V(벤카타스와미)는 의사들의 업무 재설계를 항상 강조한다.

“나는 현재 우리가 의사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고 본다. 그들은 그들이 하지 않아도 될 업무에 얽매여 있다. 우리는 의사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병원의 업무방식을 발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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