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의료정보지원센터 개소…맞춤형 정보 제공 시스템 구축


[청년의사 신문 양금덕]

앞으로는 특정 지역의 날씨 변화만으로 그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는 질환과 환자수의 증감량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개원을 앞둔 의사들은 해당 지역에 병원이 몇 개가 있는지, 평균 매출과 주요 과목, 인구수, 연령 등 경영환경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환자진료, 의약품정보, 병원정보, DUR정보 등 연간 200억(49.5TB)개에 달하는 빅데이터를 공개하기로 하고 오는 17일 이같은 업무를 총괄할 의료정보지원센터를 개소한다고 밝혔다.

심평원은 자체 데이터에 기상청, 통계청, IT업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도 연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센터는 제약사·병원·환자를 위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의료경영 지원 ▲맞춤형 진료정보 ▲의료산업 지원 ▲창업지원센터 등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는 공공의 데이터를 의료산업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심평원은 가공 데이터가 아닌 원데이터를 제공,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이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심평원 진료정보분석실 강평원 실장은 “그동안에도 심평원은 연구진들을 위한 보건의료정보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1회성 또는 단편적 활용에 불과했다”면서 “이번에 문을 연 의료정보지원센터는 범위와 대상을 확대, 심평원의 데이터를 통째로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심평원은 연구자들에게는 시간과 지리적 한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연구 공간도 제공하기로 했다. 165㎡(약 50평) 규모로 설립된 센터 내에 연구실을 만들어 외부 연구자들이 이곳에서 신약 및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연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방에 있는 연구진의 경우 원격서비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요양기관에는 의료경영지원서비스가 제공되는데 데이터 가공을 통해 병원 설립부터 운영 전반에 걸친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개원을 희망하는 지역의 병원현황, 환자 유형, 매출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동료의사들의 진료실적이나 운영상황 등 경영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제약, 의료기기 등 산업분야에서는 시군구별 처방약 재고현황, 의료기기 보급현황 등이 제공되기 때문에 시장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신종플루 같은 유행질환을 예측함으로써 의약품 수요를 예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환자들도 본인의 질병 정보를 검색해 평균, 최대, 최소 진료기간과 비용 등을 예상할 수 있다. 병명에 ‘손목’을 입력하고 부위를 선택, 상병, 지역, 의약품정보 등을 순차적으로 검색하면 해당 병원의 진료비와 약값을 사전에 산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더욱이 센터는 올해 연구중심병원들과 MOU를 체결해 외부 연구자들의 데이터도 심평원에 함께 축적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의료경영정보서비스의 내실화를 위해 의협, 병협 등 관련 기관과 유기적인 논의를 거쳐 정보제공 범위를 선정할 예정이다.

강 실장은 “심평원 데이터만으로 연구하는 것은 반쪽자리 연구가 될 수 있다. 우리도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연계할 수 있도록 하겠지만 향후에는 연구진들의 데이터도 보유해 연구진간의 정보 공유도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평원은 이같은 사업 추진을 위해 10여명의 인력을 추가하고 예산도 지난해 42억원에 이어 올해는 95억원을 투입했다. 또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정기적인 점검과 사전 정보 차단 등 시스템을 강화했다.

강 실장은 “이번 빅데이터 공개는 보건의료분야 뿐만 아니라 IT등 다른 산업과 연계해 의료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며 “심평원 데이터가 타 기관과 일부 중복되는 부분이 있지만 이 또한 기관간의 정보 공유를 통해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센터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들이 산업계는 물론 학계, 의료기관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고민해 나가겠다”면서 “관련 기관들이 상호 협력할 수 있도록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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