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심리학과 건강


[청년의사 신문 박진영]

평소에 건강한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그런 습관을 만들도록 유도할 수 있을까? 답은 사람에 따라 효과적인 설득방법이 다르다는 것이다. 같은 목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 A와 B가 있다. A “내가 이걸 해낸다면 정말 기쁘겠지? 꼭 해내야지!”, B “잘 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크게 망하지만 않았으면…”. 당신은 이 둘 중 어디에 가까운가? 이렇게 기본적으로 어떤 일이 가져다 줄 ‘보상’에 민감한 사람이 있는 반면 안 좋은 결과에 더 민감해서 성공보다는 ‘실패를 피하는 것’을 우선시 하는 사람이 있다. 보상에 민감한 것을 ‘향상동기’라고 하고 실패를 피하는 것에 민감한 것을 ‘예방동기’라고 한다.

향상동기와 예방동기 중 어떤 것을 더 강하게 가지고 있는지의 차이는 뇌나 호르몬, 유전 같은 생물학적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 등 매우 안정적(잘 변하지 않는)인 개인차 중 하나이다. 성격과도 상관을 보여 주로 외향적이고 활기찬 편인 사람들이 보상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내향적이거나 또는 걱정이 많고 예민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실패에 더 민감한 편이다. 따라서 연구에 의하면 둘 중 어떤 동기를 더 강하게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효과적인 설득 전략이 나뉘게 된다.

향상동기가 높은 사람들은 건강한 식습관의 ‘이로운 점’에 대해 생각하게 할 때, 예방동기가 높은 사람들은 건강한 식습관을 갖지 않았을 때 ‘손해 보는 점’에 대해서 생각하게 할 때 각각 가장 건강한 식사를 하게 된다는 연구가 있었다. 또 향상동기가 높은 사람들은 건강한 식습관 등으로 성공한 케이스에 자극 받아 ‘나도 저렇게 되어야지’라며 동기부여를 받는 반면 예방동기가 높은 사람들은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크게 망가진 케이스를 볼 때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라며 동기부여 받을 가능성이 높다.

모든 사람에게 잘 먹히는 만능 전략이 있다기보다 사람들의 기본 성향에 따라 향상동기가 높은 사람에게는 건강한 습관의 ‘이득’을 강조하는 전략이, 예방동기가 높은 사람에게는 권고를 따르지 않았을 때 ‘위험’에 대해 강조하는 전략이 각각 제일 잘 먹힌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활용해서 건강한 습관을 갖도록 설득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향상과 예방 중 어떤 성향에 가까울지 관찰해 보고 그 사람에게 잘 먹힐 만한 메시지를 중점적으로 전달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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