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일 교수 성균관의대

초록

● 연구 목적
대장내시경을 앞둔 성인에서 표준 4L PEG (polyethylene glycol) 용액과 인산나트륨(NaP) 정제의 효과, 환자 순응도, 수용도, 만족도, 안전성 및 선종 발견율을 비교하기 위함.

● 연구 방법
다기관, 무작위, 전향적, 연구자 맹검 연구로, 다음날 오전 대장 내시경 검사를 앞둔 건강한 피험자 총 320명을 대상으로 했다. 피험자들은 인산나트륨 정제(n=158)군 혹은 PEG용액(n=162)군으로 무작위 배정됐고, 인산나트륨 정제군은 대장 내시경 전날 밤 인산나트륨 정제를 4정씩 5번 복용하고, 다음날 내시경 당일 오전에 4정씩 3번을 복용하도록 했다. PEG군은 대장 내시경 전날 밤에 2L, 내시경 당일 아침에 남은 2L를 복용했다. 장 정결의 적절성은 Boston Bowel Preparation Scale로 평가했다.

● 연구 결과
인산나트륨 정제 군과 4L PEG군의 장 정결의 정도(적절한 장 정결도 93.0% vs 92.6%, p=0.877), 환자 순응도(p=0.228), 부작용 발생률(63.3% vs 69.1%, p=0.269), 선종 발견율(34.8% vs 35.2%, p=0.944)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환자 순응도, 만족도, 그리고 환자의 맛의 선호도 비율은 PEG보다 인산나트륨 정제가 높았다.

● 결론
인산나트륨 정제는 PEG와 동등한 수준의 장 정결도를 나타내었고, 환자 순응도와 만족도는 더 우수하면서도 부작용 발생률은 차이가 없었다. 경구용 정제는 대장내시경 전처치를 보다 편안하게 할 수 있게 하며, 보다 많은 환자들이 검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 개요

대장내시경은 대장의 종양을 발견하기 위한 가장 표준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검사 전 대장을 충분히 깨끗이 하지 않으면 암으로 전이될 수 있는 폴립을 적절히 발견할 수 없다. 몇몇 연구들은 4~5%의 대장암이 대장내시경 검사 도중에 발견되지 않고, 그 이유 중 하나는 불완전한 장 정결에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장 정결이 불량하면 검사 시간은 더 길어지고, 자주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게 돼 전체적인 의료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따라서 장 정결도는 대장내시경의 성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 중 하나로 인정되고 있다.

PEG는 점막에서의 체액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게 해 체액과 전해질 불균형을 유발하지 않으므로 가장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 장 정결제이다. 그러나 많은 양의 용액을 섭취해야 하고 맛이 좋지 않아 환자의 복용 순응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최근에는 2L PEG를 복용하는 제제가 개발됐지만, 몇몇 환자들은 PEG를 복용하기 매우 힘들어 한다. 인산나트륨 정제는 장 정결제의 환자 순응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개발됐다. 2013년 5월 새로운 정제 형태의 인산나트륨 정제(인산나트륨: CLICOLON Tablets; 한국파마(주))가 대장내시경 전 처치제로서 대한민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았다.

이 연구는 대장내시경을 위해 통제된 환경에서(외래환자, 분할 복용, 저 잔사식, 자세한 복용 지시) 인산나트륨 정제와 4L PEG 용액의 효과를 비교한 한국 최초의 임상 연구이다. 아울러, 이 연구는 두 제제 사이의 환자의 순응도, 수용도, 만족도와 안전성 뿐만 아니라 폴립과 선종 발견율도 함께 비교했다.

연구 방법

- 피험자 선정
이 연구는 대한민국 3곳의 대학병원(강북삼성병원, 경희대병원, 한양대 구리병원)에서 2012년 12월과 2013년 10월 사이에 시행된 전향적, 연구자 맹검, 무작위 다기관 연구였다. 대장암 검진목적이나 불특정 위장관 증상에 대한 검사를 위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성인 외래 환자(19~60세)들이 피험자로 선정됐다. 반면, 입원 환자, 신장, 심혈관, 간, 대사성 질환 등의 중증 질환; 고나트륨혈증 혹은 고인산혈증과 같은 전해질 불균형; 뇌졸중 혹은 치매; 주요 정신병; 임산부, 수유부, 혹은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 PEG나 인산나트륨에 알러지가 있는 환자; 대장 절제술을 받은 환자; 불완전한 대장내시경 검사; Rome Ⅲ 진단 기준에 해당하는 기능성 변비; 혹은 ACEI, ARB,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약 복용 중인 환자는 배제했다.

● 대장내시경 전처치 프로토콜과 장 정결도의 평가
환자 등록 이후 피험자들은 인산나트륨 정제(CLICOLONTM정; 한국파마(주); Diabasic Sodium Phosphate Anhydrous 398mg, Monobasic Sodium Phosphate Monohydrate 1,102mg) 또는 4L PEG 용액(태준제약(주), 서울; polyethylene glycol 236g, Na2So4 22.7g, NaHCO3 6.74g, NaCl 5.86g, KCl 2.97g) 투여 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검사 시간에 따른 편견을 줄이기 위해 모든 피험자는 오전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했다(오전9시~오후1시). 인산나트륨 정제군은 검사 전날 저녁 20정(오후 8시부터), 검사 당일 아침 12정(검사 시작 3~5시간 전)을 복용했으며, 복용 시에는 매 15분 간격으로 4정씩 물 240mL와 복용했다. 4L PEG군은 검사 전날 저녁 2L, 검사 당일 아침 2L를 250ml씩 매15분마다 복용하고, 최소한 검사 3시간 전에 완전히 복용하도록 했다.

피험자가 복용한 장 정결제를 알지 못하는 숙련된 전문의(대장내시경 검사 1,000건 이상 시행)가 통상적인 비디오 내시경(CF-Q260AI, CF-H260AI; Olympus Medical Systems, Tokyo, Japan)으로 의식하 진정 내시경 검사를 진행했다. 장 정결의 적절성은 Boston Bowel Preparation Scale로 평가했다. 이 방법은 우측 대장(맹장과 상행결장), 횡측 대장, 좌측(하행, S결장, 직장)대장 각 부분 별 독립적인 정결도 평가가 가능하며, 각각 0~3점으로 평가한다.


- 0점: 깨끗하게 처리되지 못해서 고형 변으로 인해 점막이 보이지 않는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
- 1점: 대장의 일부 점막 부분은 보이지만, 일부는 불투명한 액체나 부분적인 잔변으로 인해 잘 보이지 않는 상태.
- 2점: 적은 양의 얼룩, 적은 양의 변이나 불투명한 액체가 있긴 하지만 대장의 점막은 잘 보이는 상태.
- 3점: 약간의 잔변이나 불투명한 액체가 있으나 잔여 얼룩 없이 점막 전체가 잘 보이는 상태.

이 평가 방법에 따라 ‘0’이나 ’1’은 부적절한 장 정결, 그리고 각각의 위치에서 2점 이상인 경우 적절한 장 정결로 간주했다. 연구 시작 전 모든 검사자들은 장 정결도 평가에 대한 교육을 받았고, 20번의 대장내시경 검사 결과의 정결도를 평가하도록 연습했다.

● 환자의 순응도, 수용도, 만족도와 안전성의 평가
내시경 검사 전 피험자 연령, 성, 체질량 지수(BMI), Rome Ⅲ 진단 기준에 따른 기능성 변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적응증, 과거의 대장내시경 이력 등의 환자 기본 정보를 수집했다. 피험자들은 대장내시경 검사 직전 내시경 검사에 관한 질문지를 작성하도록 했다(복용한 하제의 양, 약물의 맛과 복용의 어려움, 관련 부작용, 만족 정도).

환자 순응도는 3가지 단계로 평가했다: 이상적인(100%); 좋은(75% 이상); 불충분(75% 이하). 수용도는 정결제의 완전한 복용이 어려운 정도를 근거로 평가했다(없음, 약간, 많이). 반면, 환자 만족도는 10점의 VAS(visual analogue scale)로 점수를 부여했다(0; 매우 나쁨, 10; 매우 좋음). 정결제의 맛은 5단계로 평가했다: 매우 나쁨, 나쁨, 중간, 좋음, 매우 좋음.

● 통계 분석
이 연구는 인산나트륨정제의 대장 정결 효과가 4L PEG에 비해 열등하지 않음을 입증하도록 고안됐다. 두 제제의 장 정결도 차이 분석 결과, 한 군의 97.5% 신뢰구간(CI)이 -15.0% 보다 크면 비열등하다고 정의한다. 인산나트륨 정제와 4L PEG의 70% 장 정결 성공률, 15.0% 비 열등 한계, 82% 유의수준 0.025을 감안해, 각각의 제제에 대한 150명의 샘플의 크기가 결정됐다. 대장 정결의 성공률은 이전의 연구결과를 참조했다. 피험자 탈락율 20%를 감안해 최소가치 측정이 가능한 평가 인원인 300명에 대한 연구 결과를 얻기 위해 피험자 총 360명을 모집했다.

Student’s t-test로 두 군의 수치 변수를 비교했고, chi-square, Fisher’s exact test, linear-by-linear association tests로는 명목 변수를 비교했다. p값이 0.05 미만일 때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간주되며, 이 연구의 통계 분석을 위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은 SPSS(v. 18, Chicago, Illinois, USA)를 활용했다.

연구 결과

- 피험자 특성
피험자 총 360명이 인산나트륨 정제(n=180) 혹은 4L PEG(n=180)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이 중 40명이 검사 전 동의 과정에서 탈락하거나 예정된 검사 날짜에 병원에 방문하지 않아 탈락됐다. 최종적으로 인산나트륨 정제 군에 158명, 4L PEG 군에 162명이 배정됐다. 두 군에 배정된 피험자의 연령, 성, 체질량지수, 대장내시경 과거 경험, 수술 이력 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 장 정결의 질 및 대장 폴립과 선종 발견율
각 군의 대장 부위 별 정결도는 큰 차이가 없었다(8.2 vs 8.0, p=0.221). 또한 인산나트륨 정제군에서 검사에 적절한 정도로 장이 준비된 환자 비율도 4L PEG 군과 동등한 수준이었다(93.0% vs 92.6%, p=0.877). 관찰시간(10.5분 vs 9.5분, p=0.028)과 총 대장내시경 검사시간(15.2분 vs 13.7분, p<0.001)은 4L PEG군보다 인산나트륨 정제 군이 좀 더 길었다. 하지만 맹장 삽입까지 소요된 시간은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폴립 제거에 소요된 시간은 고려하지 않았다(그림 1).

폴립이나(57.6% vs 50.0%, p=0.752) 선종 발견율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크기와 상관 없이 각 환자당 발견된 폴립(1.3 vs 1.2, p=0.752)이나 선종(0.7 vs 0.6, p=0.679)의 총 수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 [그림 1] 인산나트륨 정제와 4L PEG의 대장 정결도 및 검사 시간 비교


● 환자 순응도, 수용도, 만족도
환자의 수용도는 해당 약물의 복용을 완료하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로 평가했다. 인산나트륨 정제군에 배정된 대다수의 환자들은 4 L PEG군보다 정결제 복용을 완료하기가 훨씬 수월했다(54.4% vs 30.9%, p<0.001).

또한 PEG군보다 인산나트륨 정제군에서 정결제의 맛이 ‘매우 나쁨’ 혹은 ‘나쁨’으로 평가한 비율이 유의하게 적었다(19.0%, 42.0%, p<0.001).

각 군의 평균 VAS 점수(장 정결제에 대한 환자 만족도를 의미함) 평가 결과, PEG 군에 비해(7.8 vs 6.5, p<0.001) 인산나트륨 정제군이 훨씬 더 높았다. 그러나 장 정결제의 복용율에 근거한 환자 순응도는 양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이상적인 장 정결도 95.6% vs 91.4%, p=0.228)(그림 2).


▲ [그림 2] 인산나트륨 정제와 4L PEG의 환자 순응도, 수용도, 만족도 비교


● 안전성 분석 결과
양 군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 부작용은 메스꺼움과 복부팽만이었다. 메스꺼움과 구토, 복부팽만, 복통, 항문 과민증, 수면 장애 등의 부작용 발생률은 유사한 수준이었고(총 63.3% vs 69.1%, p=0.269)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부작용을 이유로 연구를 중단한 피험자는 없었다(그림 3).


▲ [그림 3] 인산나트륨 정제와 4L PEG의 부작용 발생률 비교


● 토의
인산나트륨 정제는 대장내시경 전 처치제에 대한 환자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개발됐다. 최초의 인산나트륨 정제인 VisicolTM(Salix Pharmaceuticals, Inc, Morrisville, NC)은 40정(NaP 60g)을 복용하는 용법으로 2001년 미국 FDA의 승인을 얻었다. 그러나 Visicol은 이 약의 부형제인 MCC(microcrystalline cellulose)가 장 내에 남아 있어 검사를 방해하는 것이 단점이었다.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고자 MCC를 포함하지 않는 새로운 NaP 정제(OsmoprepTM Salix Pharmaceuticals, Inc, Morrisville, NC)가 개발됐다. CLICOLONTM 정제는 Osmoprep 정제를 보다 보완한 대한민국 최초의 인산나트륨 정제이다. CLICOLON 정제는 Visicol이나 Osmoprep 보다 더 작고 가벼우므로 환자들이 좀 더 삼키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CLICOLON 정제는 Visocol이나 Osmoprep 보다 더 빨리 분해되고, 효과 발현도 빠르다. 본 연구는 동반질환이 없는 젊고 건강한 성인에서 인산나트륨 정제가 4L PEG와 동등한 장 정결 효과를 나타내며, 부작용 발생률은 높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아울러, 인산나트륨 정제는 4L PEG 보다 환자 순응도, 만족도, 맛 선호도 면에서 보다 우수했다.

반면, 이 연구는 몇 가지의 한계가 있다. 첫째, 이 연구에 참여한 피험자들은 심각한 동반 질환이 없는 환자들이었고, 오전에 대장내시경을 진행하는 환자들만 포함시켰다. 따라서 이 연구 결과를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들이나 오후에 대장내시경을 진행하는 환자들에게는 적용하기는 어렵다. 둘째, 몇몇 검사자들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마친 후 정결도 점수를 매겼기 때문에 검사자 간의 평가 결과 차이(bias)가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이러한 검사자 간의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검사자들은 연구 시작 전 20건의 대장내시경에 대한 정결도 평가 연습을 했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는 연구 방법 상 검사자만 맹검을 실시했다. 환자들은 인산나트륨 정제 32정 또는 4L PEG 용액을 복용해야 했으므로 이중 맹검이 불가능 했다. 이 역시 환자의 수용도와 만족도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 발문
CLICOLON 정제는 작고 가벼우므로 환자들이 좀 더 삼키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빨리 분해되고 효과 발현도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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