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운동연구소, 보고서 통해 "흑자 경영' 주장

[청년의사 신문 정승원] 서울대병원이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며 허리띠를 졸라 맨 가운데, 시민사회단체에서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재조정한 경영현황 분석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사회진보연대 부설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최근 ‘서울대병원 비상경영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서울대병원이 실제로 비상경영 상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의료기관회계기준규칙’에 따라 고유목적사업준비금과 의료발전준비금은 의료외 비용으로 처리된다”며 “이들은 재무제표 상에는 비용으로 기록되지만 실제 지출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경영현황 분석을 위해서는 해당 금액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운동연구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2009년부터 매년 160억~360억원의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전입했는데 병원 측이 이를 모두 비용 처리해 당기순익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노동자운동연구소는 고유목적사업준비금과 의료발전준비금을 제외하면 서울대병원 손익현황은 크게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아래 표 참조>


▲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의료발전준비금 순전입액 제외 후 계산한 서울대병원 손익현황 (자료제공=노동자운동연구소)

두 금액을 제외할 경우, 2012년 재무제표 상에 기록된 127억원의 손실액은 72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는 주장이다.

노동자운동연구소는 “2008년도에는 손실 금액으로 188억원이 실제로 발생했다. 이는 2012년의 72억원보다 2.5배 큰 액수”라며 “서울대병원이 개원 이래 최대의 경영위기라고 말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지난 6년 간 서울대병원은 407억원, 연평균 68억원의 흑자 경영을 해왔다”며 “특히 2009년~2011년에 691억원의 흑자가 발생했는데 2012년 한해 발생한 72억원의 손실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서울대병원의 부채비율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 고유목적사업 준비금, 의료발전준비금 재조정한 서울대병원 부채비율 추이 (자료제공=노동자운동연구소)

노동자운동연구소가 고유목적사업준비금과 의료발전기금 비용을 재조정한 서울대병원 부채 비율 추이 분석표에 따르면, 2008년 828%였던 부채비율은 2012년 306%로 떨어졌다.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이는 2009년~2011년 대규모 흑자로 인한 효과로 꾸준한 흑자 경영을 하면서 안정성 지표도 지속적으로 개선됐지만 대차대조표에는 이러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서울대병원이 전년 대비 경영상황이 다소 안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2009년부터 흑자 경영을 해오고 있다”며 “서울대병원에 필요한 것은 단기적 대응이 아니라 객관적 조건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 안에서 장기적 발전 방향을 수립하는 장기적 안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병원 측은 그동안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은 다음해 비용을 올해 회계장부에 기록하는 것으로 이를 수익에 포함시키는 것은 회계를 모르고 하는 소리”이라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