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국시 대비 학원 내신 대비 설명회에 발길 이어져

[청년의사 신문 김은영] 지난 26일 저녁 7시 강남 압구정에 위치한 의사국가고시 대비학원 한 강의실로 50대 중 후반쯤 돼 보이는 학부모들이 하나 둘씩 모여 들었다.


늦을세라 퇴근하고 허겁지겁 강의실로 들어온 양복차림의 아버지를 비롯해 한 순간이라도 놓칠세라 카메라에 필기도구까지 챙겨온 어머니도 있었다. 의대생인 자녀와 함께 동반한 부부 학부모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무슨 이유에서 금요일 밤 의사국시 대비학원을 찾은 것일까?

이날 의사국가고시 대비학원 메디프리뷰 권양 대표는 인턴제 폐지를 앞두고 혼란스러워하는 의대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강의는 ▲전반적인 의대교육의 흐름 ▲한국의 의사국시 ▲전공의 선발 기준 ▲인턴제 폐지 이후 의사국시 변화 양상 등에 대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권 대표는 의사국시 합격과 나아가 원하는 과로 진로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결국 내신관리와 의사국시 점수라고 강조했다. 특히 인턴제 폐지 이후 기초의학이 주요하게 될 거라고 내다봤다.

권 대표는 “의사국시 합격 한다고 좋아할 게 아니라 좋은 성적으로 합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만 선호하는 과 지원이 가능해진다”며 “더 큰 문제는 인턴제 폐지를 앞두고 전공의 선발 방식에 변화가 있을 텐데 기초의학으로 판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유에 대해 “의사국시 문항이 매년 공개되다 보니 교수들도 문제를 바꿔 내는데 한계가 있게 됐다. 그렇다보니 시험문제를 기초의학에서 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라며 “인턴제 폐지 후 정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보에 발 빠른 학부모들은 벌써부터 기초의학 내신대비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도 빼먹지 않았다.

권 대표는 “기초 교수들 문제가 심각하다. 학생들을 가르칠 재원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최근 예과를 포함해 본과 1, 2학년 학부모들의 문의가 많아졌다. 의대 육성회 같은 모임에서 학생들을 그룹으로 꾸려 수업해 달라고 찾아오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의사국시 재수생들은 물론 인턴에 합격하고도 전문의 시험에 대비해 과외 형식으로 수업 받는 인턴들도 주말에 학원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의 열기도 대단했다. 스크린에 강의 자료를 띄워놓고 설명하기 위해 불을 끄자 필기에 방해된다며 다시 불을 켜 달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하지만 그 뒤에 이어진 학부모들의 질문공세는 대학입학시험을 준비하는 고등학교 3학년생 학부모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군대는 언제 보내는 것이 좋은지’, ‘자녀를 학원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언제부터 강의를 들으면 좋겠나’ 등의 질문을 쏟아 냈다.

(학년을 밝히지 않은)본과 학생인 아들과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는 “워낙 의대 공부가 어려움이 있다 보니 전반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고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 가족은 설명회가 끝난 후 권 대표와 개별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어 권 대표와 개별 면담을 기다리는 또 다른 학부모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올해 자녀가 의사국시에서 떨어졌다는 학부모는 “학교에서는 모두 붙는다고 했는데 고배를 마셨다. 평소 교육에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알아보던 중 설명회 자리가 있다고 해서 찾아왔다”며 “(의사국시 대비)학원에 다니면서 재수 준비를 했으면 좋겠는데 아이 고집이 있다 보니 쉽지 않다. 어떻게 유도해야 할지 고민”이라고학 말했다.

사실 의사국시 학원에서 예상하는 인턴제 폐지 후 모습이 100% 일치하리란 보장은 없다. 또 이곳에서 내놓은 대책도 방법과 방향에 있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공부' 외에는 딱히 대안이 없음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인턴제 폐지로 인해 의대생과 학부모들을 동요하고 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