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김세웅 교수

[청년의사 신문 송수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는 최근 대한전립선학회 학술대회에서 최우수발표상과 우수 해외논문상을 싹쓸이했다. 또 서울성모병원에서 수술한 전립선암 환자의 5년 생존율도 전국 평균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이처럼 연구는 물론 임상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는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지만 전공의 지원 기피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11일 병원 외래진료실에서 만난 비뇨기과장인 김세웅 교수는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도 있듯이 지금은 비뇨기과를 전공하려는 의사들이 적지만 그만큼 희소성이 있어서 오히려 10년 뒤에는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Q.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가 최근 두각을 보이고 있다. 그 원동력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 다년간 축적된 경험에 의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로봇 전립선암 수술이 국내에 도입되기 전부터 이미 서울성모병원은 복강경 전립선암 수술을 활발하게 시행했다. 복강경 전립선암 수술은 국내에서 경험과 노하우가 최고라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 로봇 전립선암 수술은 복강경 전립선암 수술의 발전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 복강경 전립선암 수술에 대해 최고로 축적된 경험이 바탕이 돼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Q. 그래서인지 서울성모병원이 ‘수술 잘하는 병원’을 선언하면서 비뇨기과에서만 두 명이나 수술 성적을 공개했다(수술 성적을 가장 먼저 공개한 황태곤 병원장도 비뇨기과다).

- 외래 진료실 앞 모니터를 통해 수술 성적을 공개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현재 비뇨기과에서는 나와 병원장이 수술 성적을 공개했고 과 차원에서도 비뇨기 질환 중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질환 위주로 수술 성적 공개 여부에 대해 논의 중이다.

Q. 요즘 비뇨기과에서도 로봇 수술이 늘고 있는 하는 추세다. 서울성모병원은 어떤가.

- 우리도 다빈치 로봇 수술을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복강경 수술도 선두에 있다. 로봇 수술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가 한번 수술을 받으면 병원에 따라 다르지만 1,500만원 정도 내야 한다. 하지만 복경경 수술은 300만원이면 된다. 환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줄 수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 로봇 수술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은 복강경 수술을 받으면 된다. 그래서 다른 병원에서 로봇 수술을 권유받고도 우리 병원에 와서 복강경 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꽤 있다. 복강경 수술은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방법이다. 로봇 수술을 하는 병원들을 대부분 로봇 수술과 복강경 수술 비율이 8 대 2 정도지만 우리는 반반이다.

최근 비뇨기과 전공의 지원율이 급격히 떨어져 2010년도에는 전공의 정원의 82.6%만 확보했으며 2011년도엔 54.9%, 2012년도 47.0%로 급감하더니 2013년도에는 40%선도 무너졌다. 대한비뇨기학회는 ‘정원 감축’ 카드를 꺼냈으며 결국 2013년도 비뇨기과 전공의 정원(92명)을 전년도(115명)보다 23명 줄였다. 다양한 질환을 진료하고 연구할 수 있어 비뇨기과를 선택했다는 김 교수는 최근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인고의 시간이 지나면 제2의 부흥기가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Q. 어떤 매력 때문에 비뇨기과를 전공하게 됐나.

- 비뇨기질환은 음낭수종, 정류고환 등과 같은 소아 질환, 전립선비대증, 발기부전, 전립선암 등 남성에서 생기는 질환은 물론 과민성방광, 요실금 등과 같이 주로 여성에서 생기는 질환이 있다. 이처럼 다양한 질환군을 포함하고 있어 질환에 따라 치료도 내과적, 외과적으로 다양하다. 이런 다양성 때문에 비뇨기과를 선택했다. 또 비뇨기질환과 관련된 기초 연구에도 관심이 많았다.

Q. 하지만 최근 비뇨기과는 전공의들이 지원을 기피하는 과 중 하나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 비뇨기과 수련 후 전문의가 되면 대부분은 개원의로 활동한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상황에 의해 비뇨기과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개원가가 과거보다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비뇨기과의 전공의 지원율이 감소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도 있듯이 지금은 비뇨기과를 전공하려는 의사들이 적지만 그만큼 희소성이 있어서 오히려 10년 뒤에는 혜택이 있을 것이다.

Q. 전공의 지원 기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적 방안 등이 있다면.

- 전공의로 수련을 받는 동안 임상적 지식과 술기의 습득을 기본으로 비뇨기과에서 개개인의 관심 분야를 경험할 수 있도록 수련 콘텐츠를 다양화 하려고 한다. 수련 기간 동안 다양한 경험을 통해 비뇨기과 전문의가 된 후 진로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Q. 정부가 인턴제를 폐지하는 대신 NR1제도를 도입한다. 비뇨기과 전공의 모집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 인턴 과정 없이 바로 비뇨기과를 선택하도록 하는 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대신 비뇨기과에 대한 정보를 의대생들에게 많이 제공하기 위해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비뇨기과의 비전을 알리고 지금 비뇨기과를 전공하면 오히려 나중에 희소성이 있어서 더 잘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Q. 서울성모병원 홍보실장도 맡고 있다. 홍보 업무를 추진하는 데 있어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 서울성모병원은 ‘수술 잘하는 병원’ 으로서 진료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지난 1월 서울성모병원이 종합병원 부문에서 착한 기업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성모병원은 가톨릭 이념을 바탕으로 한 인간 존엄의 가치를 실천하고 환자들이 신뢰하고 방문할 수 있는 병원으로 소통,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한 감동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홍보실장으로서 이같은 가치를 바탕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올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

- 비뇨기과 전공의 지원율 감소에도 불구하고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2명의 새로운 전공의를 새식구로 맞게 됐다. 비뇨기과 교수로서 진료와 연구에 매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해는 서울성모병원 신입 비뇨기과 전공의들이 올 한해를 잘 마무리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선배 비뇨기과 의사로서 도움을 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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