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신문 곽성순] 지난달 27일 진주의료원 폐업사태 취재를 위해 진주를 찾았다.

진주의료원 폐업사태를 취재하며 새삼 놀랐던 점은 의료원에 대한 진주시민들의 관심이었다.

경상남도는 앞선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이유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부채를 들었다. 하지만 시민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진주의료원이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타 지방의료원도 마찬가지기 때문에 적자를 이유로 의료원을 폐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경상남도는 고려하지 않은 점이다.

진주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의료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탑승한 택시의 기사는 “지난 2008년 의료원이 이전하기 전에는 ‘장사’가 잘됐는데, 왜 이전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는 “진주 시내인 중앙동에 계속 있었으면 지금과 같이 부채가 몇백억 수준으로 늘지 않았을 것”이라며 나름 의료원 부채 이유를 분석하는 모습도 보였다.

물론 의료원이 타 민간의료기관보다 덜 친절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시민들은 대체적으로 부채를 이유로 의료원을 폐업하겠다는 경상남도의 결정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경상남도는 의료원 폐업을 결정하기까지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결정사항을 ‘통보’했을 뿐이다. 그들의 통보에는 경상남도가 결정한 의료원 이전에 따른 부채 증가와 의료원 직원들이 7개월 가까이 임금이 체불되는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103년 동안 의료원을 키운 것은 진주시민들이며, 의료원을 외면해 어려움을 겪게 하고 있는 것도 진주시민들이다.

경상남도는 의료원 폐업을 결정하기 위해 직원들의 반대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의료원을 이용하는 진주시민들의 목소리는 들었어야 했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진주의료원이 시민들의 ‘혈세’를 좀먹고 있다면, 그래서 없어져야 한다면 결정은 경상남도가 아니라 직접 피같은 돈을 세금으로 내고 있는 진주시민이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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