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행정학회 등 4개 학회‘대선 보건의료이슈 토론회’가져


[청년의사 신문 김진구]

대선이 한달 앞으로 바짝 다가온 가운데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발표한 보건의료정책 공약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의학계의 비판적 견해가 나왔다.

한국보건행정학회,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 한국병원경영학회, 한국사회보장학회 등 4개 학회가 지난 16일 공동 개최한 ‘대선 보건의료이슈 토론회’에서는 세 후보의 보건의료정책 공약을 비교 분석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4개 학회는 이번 토론회를 위해 각 후보 측에 보건의료정책 공약에 대한 ▲이상적인 보건의료제도 ▲임기 중 목표 ▲소요재정 추산 ▲재정조달 방안 등을 묻는 사전 질의서를 전달했다.

이에 문 후보와 안 후보 측은 답변서를 보내왔으나 박 후보 측은 보건의료정책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며 답변서 제출을 거절했다.


대답 없는 朴, “정책이 없나”

때문에 박 후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공개된 보건의료정책이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연세의대 정형선 교수는 “박 후보 측은 공약 내용도 부실한데다가 질문에 대한 답변조차 하지 못하는 정책 불비의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며 “다른 두 후보와는 달리 이번 질문서에 대한 답변서조차 보내오지 않아 분석에 한계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나마 기존에 알려진 4대 중증질환(암,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 희귀난치성질환) 보장성 강화에 대해서도 “100% 보장이라는 건 곧 무료라는 의미인데 이에 따르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제대로 인지하고 공약한 건지 의문”이라며 “그러면서도 건강보험 보장성을 8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는데 4대 중증질환 보장만 공약하면서 보장률을 이렇게 높게 잡은 건 정책 간의 괴리를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어 “답변을 하기 싫어서 안 했다기보다는 질문지에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캠프에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 이 정도 수준의 정책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울산의대 이상일 교수 역시 “박 후보의 경우 기존 공약집에서 아무리 찾아봐도 구체적인 내용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며 “공약이 없거나 게을렀다거나 우리 학회를 무시한 거라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김선희 국장도 “답변이 없다는 건 현행 시스템을 그대로 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개혁 의지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동소이 文-安, “현실성 없어”

문 후보와 안 후보에 대해서는 공약에 큰 차이가 없고 실현 가능성도 크게 떨어진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정 교수는 “문 후보의 경우 지금까지 제시된 공약보다는 구체적이고 실현가능성이 있긴 하나 재정확보방안에서 불확실성이 크다”며 “이와 함께 ‘이상적 모습’이 아닌 ‘임기 내 목표’가 별도로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와 의료비 100만원 상한제가 문 후보가 제시한 의료정책의 핵심”이라며 “이를 이행하기 위한 재정소요액은 과소추계돼 있고 재원조달방안은 불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안 후보가 제시한 공약에 대해서도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왔으며 오히려 재원조달방안 등에서는 문 후보보다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 교수는 “입원진료의 보장성을 80%까지 끌어올리는 안은 ‘이상적인 모습’으로는 적절해 보이지만 이것을 임기 내에 달성 가능한 목표로 설정하는 데서 재원조달방식에 한계가 생길 것으로 판단된다”고 비판했다.

또한 “공약에서는 큰 원칙과 함께 구체적인 목표치와 재정확보 방안이 함께 적시돼야 하지만 문 후보 측의 답변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그렇지 못했다”며 “안 후보의 경우 구체성과 완결성이 부족하고 재원조달방안이 거의 제시되지 못한 추상적 답변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 후보는 (공약이) 전혀 없고 나머지 둘은 거의 차이가 없다”며 “그나마 제시한 공약들도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예를 들어 문 후보와 안 후보 모두 지역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지역별 병상총량제를 제안하고 있다”며 “그러나 공급만 제한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수요에 대한 조절은 어느 후보도 얘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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