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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센터만 늘리면 상담은 누가 하나
  • 기사입력시간 : 2012-09-13 11:42:11
  • 최종편집시간 : 2012-09-13 11:42:11
  • 김진구 기자

지난 6일 아주대병원 응급실 한 귀퉁이에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경기남부원스톱지원센터’를 찾았다. 성폭력 피해여성들의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설립됐다는 원스톱센터는 평일 오전임에도 대단히 분주했다.

입구에 들어서기 전부터 전화벨 소리가 요란했다. 성인 한 명이 겨우 지날만한 짧은 통로를 지나 상담실로 들어가 앉아 있으니, 문 밖으로 들리는 소리를 미루어 짐작컨대 마침 피해여성 한 명이 센터를 찾은 듯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생각하려는 찰라 유영미 관리운영팀장이 “매일 2~3명이 센터를 찾는다. 이 정도면 바쁜 것도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들어왔다.

그에게 센터 운영에 관해 전해 듣고 가장 크게 놀란 점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여성들이 성폭력 피해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센터 측에 따르면 지난해 센터의 총 상담건수는 4,800여건이었고, 이 가운데 54%가 아동·청소년이었다.

또 놀라웠던 점은 불과 9명의 직원이 이 모든 상담을 처리한다는 것이다. 9명 가운데 경찰관 4명과 간호사 1명을 제외하면 4명의 상담사가 4,800건의 상담을 처리하고 있었다.

안타까운 건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들의 전문성이 논란에 오른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들의 전문성을 논하기 전에 전문성을 펼칠만한 기회가 주어졌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고작 4명의 인원으로 쏟아지는 상담을 모두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게 사실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센터에서는 두 명 이상의 피해자가 올 경우 센터 밖에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겠다고 설치한 센터에 정작 피해자들이 들어가지도 못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센터 증설만을 대책으로 내놓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여성가족부의 대책만 하더라도 현재 31개 관련 센터들을 36개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지난 2004년 해바라기아동센터가 최초로 설치된 이래 기본 상담인원의 보강은 거의 없이 센터만 우후죽순처럼 31개소로 확대했다는 점은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닐까.

센터 수만 늘리는 대책으로는 성폭력 피해자들을 돕겠다는 기존 취지를 살릴 수 없다. 한정된 예산으로 센터증설에만 정부가 힘을 쏟기보다는 기존에 운영되던 센터만이라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선택과 집중의 묘를 발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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