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식 후 첫째, 만성신부전 혈액 투석 중 둘째 정상분만

[청년의사 신문 문성호] 난치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두 아이를 건강하게 출산한 산모가 있어 생명탄생의 감동을 주고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만성신부전증으로 혈액 투석중인 38세 최모(40세·여)씨가 지난 6일 정상 분만으로 둘째 아이를 출산했다고 7일 밝혔다.

특히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후 첫째아이를 출산한 뒤 출산으로 인한 신장기능 저하로 혈액투석 중인 상태에서 이뤄진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욱 감동을 주고 있다. 한 여성이 신장이식과 혈액투석중에 각각 정상 분만한 일은 국내·외에서 찾아보기 힘든 드문 사례다.

최모씨의 투병생활은 십여 년 전인 1998년 부터 시작됐다. 25세 나이에 결혼 후 신혼여행 중 숨이 심하게 차올라 찾은 병원에서 만선신부전증을 진단받았다.

이후 혈액투석을 시작하였으나 상태가 더욱 악화돼 결혼 후 1년 후인 1999년 10월에 신장이식수술을 받았다. 건강이 나쁜 상황 속에서도 아이를 출산하고 싶은 열망이 컸던 최모씨와 남편은 각별한 노력 끝에 2004년 6월에 첫 아기를 출산했다.

하지만 출산 후 이식한 신장기능이 저하돼 2006년 4월부터 혈액투석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 혈액투석 6년째인 올해, 두 번째 임신을 알게 됐고 부부는 기쁨 반 두려움 반의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다.

신장내과 주치의 양철우교수는 "처음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이미 임신 20주로 태아가 이미 상당히 성숙된 상태라 중도 포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다행히 태아의 발육상태가 양호해 잘 관리하면 정상적인 출산을 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이 엿보여 임신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임신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이후 최모씨는 혈액투석을 받을 때 심혈을 기울였다. 또 조혈호르몬 투여량을 늘려서 빈혈을 없애고, 산모들의 정상체중으로 몸무게를 늘리는 등 두 번째 찾아온 생명을 지키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처럼 산모와 의료진이 효과적인 혈액투석과 고위험 임신에 대한 면밀주도한 출산관리를 함께 노력한 지 10개월 지났다. 지난 6일 최씨는 서울성모병원에서 2.6kg의 건강한 여자 아이를 출산햇다.

최씨는 “신장을 이식 받으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말에 수술을 받았고 첫째아이를 건강하게 출산했었다”면서 “하지만 수술 후 복용하는 약 때문에 첫째 아이는 모유 수유를 하지 못해서 맘이 아팠는데, 둘째 아이도 건강하게 낳고 모유수유까지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산부인과 고현선 교수는 “이렇게 만삭까지 아이를 잘 키워서 자연분만으로 건강하게 출산하여 다행스럽고,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여 기쁘다”고 밝혔다.

한편 최모씨와 아이 모두 건강한 상태로 출산 이틀 후인 오는 8일 퇴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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