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신문 김진구] 척추학회, "미검증 신의료기술 남발" 성토

대한척추외과학회가 최근 일부 개원가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시술이 이뤄지고 있는 신경성형술, PRP(혈소판 풍부 혈장)의 유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대 의견이 있을 경우 공개토론을 통해 잘잘못을 따져 볼 의향도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척추학회는 지난 2일 서울 압구정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임의로 고가의 비용을 받는 PRP시술 및 신경성형술이 일부 개원가에서 무분별하게 시행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국민들의 주의를 촉구했다.

특히 척추학회는 해당 시술에 효과가 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본 학회 입장과 이견이 있는 전문가와는 언제라도 공개토론을 할 용의가 있다”고까지 말했다.

학회는 먼저 신경성형술에 대해 ▲신경유착이 통증의 원인인지 ▲신경성형술로 통증의 원인이라는 신경유착을 얼마나 풀어줄 수 있는지 ▲유사치료에 비해 비용 대비 효과가 우수한지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척추학회는 “수술 후 신경유착이 통증의 원인이라고 지목하면서 수술을 받은 적이 없는 환자들에게도 시술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수술을 받은 환자는 광범위한 신경유착이 생겨 가느다란 카테터로 유착을 풀어주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효과를 경험했다는 주장도) 신경성형술 자체 효과이기 보다 시술 시 주사하는 스테로이드 효과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며 “신경차단술은 경막신경주사술과 효과가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환자는 10~20배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경성형술을 20여년 전 유행했던 ‘레이저디스크수술’의 망령을 떠올리게 한다”며 “당시 레이저디스크 수술을 했던 전문가 가운데 지금까지 해명하거나 반성하는 전문가는 전무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PRP시술에 대해서도 아직 제대로 검증이 되지 않은 시술이라고 비판했다.

척추학회는 “일부 병원들이 퇴행성 관절염에 대한 (PRP) 치료 효과가 대단한 것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이미 슬관절학회에서는 아직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PRP시술은 다양한 척추질환에도 사용되고 있으나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특히 복지부로부터 아직 신의료기술로 평가받지 못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척추학회 이춘성 회장(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는 “학회 역할은 학술적인 것에만 머물 수 없다. 사회적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비도덕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전문가들이 비겁하게 입을 다물고 있어 일반 국민들에게 피해가 생긴다”고 성토했다.

김진구 기자 okgo@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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