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자궁경부암 등 18종 진료 지침 나왔다…"암 진료 표준화 기틀"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사업단, 1기 사업 성과 발표 15개 학회 참여해 총 171개 핵심질문과 권고안 마련

2025-11-26     김정현 기자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사업단은 지난 25일 제1기 사업 성과를 보고하며 제2기 사업 방향을 설명했다(©청년의사).

국내 암 전문가들이 모여 근거 중심 진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전문학회 15곳이 참여해 18개 암종에 대한 표준 암 진료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가이드라인은 총 171개 핵심 질문(Key Question)과 질문별 1개의 권고안으로 구성됐다.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사업단은 지난 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1기 사업 성과보고회를 열고 5년간 마련한 암 진료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고 향후 2기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사업단은 “1기 사업을 통해 국내 암 진료 표준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사업단은 암종별 핵심 질문에 대한 권고안과 근거 수준, 권고 등급을 함께 제시했다. 핵심질문별 권고안과 근거자료는 자료는 사업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18개 암종은 갑상선암·결장암·교모세포종·난소암·다발성골수종·담도암·대장암·림프종·복막암·수모세포종·소아간모세포종·신장암·위암·자궁경부암·자궁체부암·폐암·후두암이다.

사업단은 지난 2021년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주관해 국내 암 진료 표준화와 근거 기반 의료 확립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 지속적인 제·개정, 사용자 편의성 향상 그리고 예방, 검진, 생존자 관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 기간은 지난 2021년 9월부터 오는 2025년 12월까지로, 총 5년이며, 연구비 약 20억원이 투입됐다.

사업단은 국립암센터를 중심으로 기획위원회, 운영위원회, 위탁연구 참여학회 협의회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기획위원회에는 암종별 전문위원회가, 위탁연구 참여학회 협의회에는 암종별 전문학회가 참여해 가이드라인 개발과 운영 전반을 담당한다. 이번 1기 사업에는 ▲대한위암학회 ▲대한비뇨기종양학회 ▲대한두경부외과학회 ▲대한소아뇌종양학회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 ▲대한갑상선학회 ▲대한대장항문학회 ▲대한폐암학회 ▲대한혈액학회 ▲대한부인종양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신경종양학회 ▲대한복막암학회 ▲대한외과대사영양학회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등 총 15개 학회가 참여했다.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사업단 곽호신 사무국장은 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기 사업 성과보고회에서 18개 암종에 대한 표준 진료 지침을 공개했다(©청년의사).

사업단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줌(Zoom)과 동영상 강의를 통해 학회별 진도를 점검했으며, 방법론 전문가가 학회별로 맞춤형 지도 역할도 진행했다. 권고안 개발 과정에서 핵심질문 설정, 문헌 검색, 메타 분석, 근거 수준 평가 등 모든 단계를 검증했다.

성과보고회에서는 가이드라인 활용도 모니터링과 제정 과정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활용도 조사는 전반적으로 높은 신뢰도와 활용도를 보였으며, ‘임상 변화 유도 효과’는 핵심질문별 평균 14.3%였지만 일부 항목은 20% 안팎의 실제 의사결정 변화를 이끌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제정 과정에서는 개발 단계에서 시간 부족, 방법론 이해도, 추가 지원 필요성이 공통적으로 제기돼 향후 맞춤형 방법론 교육 강화 필요성이 확인됐다. 권고안의 임상 활용성과 질적 만족도는 의료진의 70~90%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기에는 표준화된 진료 지침을 제시해 진료 불평등을 해소하고 진료 왜곡을 방지할 예정이다. 연구기간은 오는 2026년 1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총 3년간이며, 약 10억원이 투입된다. 또한 1기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한국유방암학회의 참여를 유도하고, 환자에게도 제공 가능한 맞춤형 가이드라인을 계획하고 있다.

곽호신 사무국장은 “앞으로 수시 개정을 통해 새로운 근거가 나올 때마다 즉시 반영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환자에게도 이해하기 쉬운 정보 제공을 확대할 것”이라며 “2기 사업에서도 학회와 전문가, 환자 모두에게 유용한 체계적인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립암센터 양한광 원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강중구 원장, 대한암학회 라선영 이사장이 축사를 전하고 있다(©청년의사).

국립암센터 양한광 원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지난 2021년 출범한 국가 암 진료 가이드라인 사업은 지난 5년 동안 18개 암종에 대한 근거 기반 진료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며 한국형 암 진료 표준화의 전환점을 마련했다”며 “15개 학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철저한 방법론 적용을 통해 국제적으로도 손색없는 체계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강중구 원장도 영상 축사를 통해 “근거 기반 가이드라인은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신뢰할 수 있는 진료 기준을 제공해 진료 격차를 줄일 수 있다”며 “향후 가이드라인이 진료 표준화와 탄탄한 보건의료 체계 강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암학회 라선영 이사장은 “이번 결과는 단순한 보고를 넘어 환자 치료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공동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2기 사업에서도 다학제 협력과 과학적 근거 중심의 암 진료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 이사장은 2기 사업에서 “현재 NCCN(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과 ESMO(European Society for Medical Oncology)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이는 유럽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한국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아시아 전체에서 활용될 수 있는 형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