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천연물안전관리원' 완공 눈앞…내년 1월 공식 운영
식약처 "천연물 유래 의약품, 국가가 체계적 검증" 부산대 양산캠퍼스 내 완공…23명 전문인력 투입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년부터 '천연물안전관리원' 운영에 본격 착수한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관련 법률 제정으로 천연물 유래 의약품의 안전관리·개발 지원 체계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 4일 식약처 윤태기 한약정책과장은 식약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에 "한약과 생약제제 기반의 천연물 유래 의약품의 품질과 안전관리를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천연물안전관리원 건립은 2017년부터 시작됐다. 그 이후 8년이 흘렀고 2023년 정부 예산을 받아 부산대 양산캠퍼스에 천연물안전관리원 건립이 시작됐다"며 "이번 법 통과로 마지막 남은 퍼즐 조각이 맞춰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이달 천연물안전관리원이 완공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이 시작될 전망이다.
양산 부산대 캠퍼스 내, 천연물 연구 거점으로
천연물안전관리원은 경남 양산시 물금읍 부산대 양산캠퍼스 첨단산학단지 내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연면적 약 1663평)로 들어선다. 건물 내부에는 품질검사 연구실, 개방형 시험실, 교육실 등이 설치돼 천연물 관련 시험·평가와 기업 지원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식약처는 천연물안전관리원 설립을 통해 한약재, 생약제제 등 천연물의 안전성 검증과 품질관리, 개발 지원을 한 곳에서 수행하는 종합 대응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식약처 한약정책과 관계자는 "그동안 케미컬 의약품에 비해 천연물 유래 의약품은 지원 토대가 다소 부족했다"며 "천연물안전관리원이 한약 또는 생약 제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선제적으로 검증하는 등 지원으로 업체가 천연물 유래 의약품을 보다 안정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산조인이라는 한약재는 우리나라에 수입이 되지만 면조인은 국내 유통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반면 베트남 등 일부 국가는 면조인의 유통이 자유롭다. 천연물안전관리원이 면조인에 대한 안전성 시험과 평가를 통해 이를 검증할 수 있다. 국내 약전에는 없더라도 외국 약전에 사용되는 천연물을 선별해 안전성을 검토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컨설팅·정보 제공까지…3실 체계로 운영
천연물안전관리원은 총괄기획실, 품질기술지원실, 안전기술지원실 등 3개 실 체계로 운영된다. 이곳에서는 천연물 유래 의약품의 R&D 기획, 품질검사, 정보 수집·분석, 컨설팅 등이 종합적으로 이뤄진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지원이 천연물 원료의 불균질성 문제를 해소할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약의 효과는 일정해야 하는데 천연물 원료 자체가 예측 불가능하고 관리가 까다롭다"며 "산지마다 원료가 다르고 계절에 따라 달라 관리가 쉽지 않다. 하지만 천연물안전관리원이 원료를 검증해 기업이 시장에 진입할 토대를 마련해준다면, 앞으로 천연물 유래 의약품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천연물안전관리원을 통해 국내외 규제정보도 통합 제공할 계획이다.
윤태기 과장은 "현재 업계는 해외의 규제 동향을 파편적인 정보로 숙지하는 상황"이라며 "천연물안전관리원은 미국, 프랑스는 물론 아시아 지역 국가의 해외 규제 동향을 제공해 의약품 개발을 더욱 독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식약처는 천연물안전관리원에 총 23명의 전문 인력을 배치해 한약재·생약제제의 안전성 관리 수준을 높일 방침이다.
또 다른 한약정책과 관계자는 "한약재와 생약제제를 취급하는 업체가 열악한 경우가 많다"며 "품질 관리가 미흡해 위해물질이나 위변조 약제 등 품질 이슈가 발생했을 때, 적절히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었다. 그러나 천연물안전관리원에 투입되는 인력만 23명이다. 앞으로는 중금속 발생 등 품질 문제에도 한층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