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구는 누가? 국립대병원 계약직 의사 채용 증가

업무량·임금 문제로 정규직 채용 난항 김민전 의원 “인건비 총액 인상해야”

2025-10-22     김은영 기자
국립대병원 계약직 의사 채용이 늘고 있다. 최근 5년간 전국 16개 국립대병원에서 채용한 계약직 의사만 1,500명을 넘어섰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국립대병원에서 계약직 의사 채용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국립대병원 16곳은 최근 5년간 계약직 의사를 1,500명 이상 채용했다.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전국 16개 국립대병원(분원 포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채용된 계약직 의사는 총 1,548명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302명 ▲2022년 288명 ▲2023년 304명 ▲2024년 364명으로 2022년부터 3년 연속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도 8월까지 290명이 채용됐다. 8월 기준 전국 16개 국립대병원에서 근무 중인 계약직 의사는 512명이다.

(자료제공: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실)

계약직 의사 수가 가장 많은 국립대병원은 경북대병원으로 346명이었으며, 충남대병원(294명)과 부산대병원(254명)이 뒤를 이었다. 이들 상위 3개 병원의 계약직 의사 채용 인원은 894명으로 전체의 5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대병원 계약직 의사 채용이 늘어나는 데에는 교수 임금체계가 호봉제 기반으로 운영돼 봉직의나 개원의보다 소득이 낮은 반면 진료·연구·교육 등 업무량이 많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계약직 의사는 병원별로 ‘촉탁의·진료 교수·진료전문의’ 등으로 불리며, 순수하게 환자 진료만을 목적으로 고용되는 만큼 연구 실적도 요구되지 않고, 의대생 교육에도 참여하지 않는다.

또 국립대병원들은 현행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인건비 총액을 기획재정부가 정하는 상한선 이내로 책정하고 있으나, 이들 계약직 의사는 제외 대상이다.

(자료제공: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실)

서울대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국립대병원은 모두 계약직 의사 평균 임금이 정규직 의사 평균 임금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8월 기준 계약직 의사 1인당 평균 인건비가 가장 높은 곳은 3억2,100만원인 경상국립대병원이었다. 이어 강원대병원 2억6,800만원, 제주대병원 2억3,200만원, 충남대병원 2억1,700만원, 부산대병원 2억1,100만원 순이었다. 서울대병원 계약직 의사가 평균 6,90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국립대병원 계약직 의사 채용이 증가할 경우 재정 상황은 물론 교육과 연구 역량까지 모두 악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계약직 의사 채용 증가는 국립대병원 재정 상태와 교육·연구 역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인건비 총액 상향 등 국립대병원 교수 확충을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