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한의사·치과의사, 문신행위서 제외할 생각 없었다”

곽순헌 건강정책국장 "조문 정리 과정에서 오류"

2025-09-26     곽성순 기자
문신사법 제정안이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애초에 한의사와 치과의사를 문신행위에서 제외할 생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보건복지부는 문신사법 제정을 추진하면서 한의사와 치과의사를 문신행위에서 제외할 생각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복지부령을 통해 의사는 물론 한의사와 치과의사 역시 문신사 면허없이 문신행위가 가능한 의료인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곽순헌 건강정책국장은 최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문신사법’ 논의 상황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곽 국장은 문신사법 제정을 통해 한의사와 치과의사 등의 문신시술을 불법화 하려 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이같은 논란이 일어난 배경에는 법안 논의 과정의 소통 오류가 있다고도 했다.

논란의 발단은 문신사법 제10조 ‘무면허 문신행위 등 금지’ 조항은 당초 ‘문신사가 아니면 누구든지 문신행위를 하지 못하지만 해당 문신행위가 ‘의료법’에 명시된 ‘의사’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제외한다’는 내용이었다.

문신사법 제정 전, 의료법에 따른 의료인인 한의사와 치과의사도 문신행위를 할 수 있었지만 이 조항대로라면 의사 외 한의사와 치과의사는 문신사 면허를 취득하지 못하면 문신행위를 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대해 곽 국장은 “(문신사법 제정을 통해) 한의사와 치과의사를 (문신행위에서) 배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국회 논의) 절차에서 오류가 좀 있었던 것 같다”며 “기존 대법원 판례 등에서 문신 행위가 침습적이기 때문에 의료행위로 묶었고 의료인에게 허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상황에서 의료법에 저촉되는 사람들에게 별도 국가 면허를 만들어 (문신행위를) 허용해 주는 것이 문신사법 취지인데, 조문 정리 과정에서 (의료인을 의사로 표기하는) 오류가 난 것 같다”며 “애초에 한의사와 치과의사를 배제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곽 국장의 이같은 발언처럼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법사위를 통과한 기존 문신사법을 수정한 수정안이 통과됐다. 수정된 내용은 ‘무면허자의 문신행위 등을 금지하면서, 다만 의료법상 의료인 중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의료인의 의료행위는 제외한다’이다.

박주민 의원은 수정안에 대해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문신사 면허 신설 등을 통해 허용하고 제도화해 관리하고자 하는 제정안이 본회의에 부의됐으나 동 법안에도 불구하고 기존 의료법에서 규정하는 의료인의 문신 행위를 가능하도록 하는 사항을 명확히 반영할 필요가 있어 수정안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의료법에 명시된 의료인 중 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의료인에게 문신사 면허없이 문신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인데, 곽 국장 발언에 따르면 복지부는 의사는 물론 한의사와 치과의사를 여기에 포함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신사법 유예기간이 2년인 것에 대해서는 문신사 면허시험 등 준비할 내용이 많기 때문이며 이 과정에서 의료계 협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곽 국장은 “현재 문신업 종사자가 만~60만명 수준인데, 이들이 필기 및 실기시험을 봐야 한다. 기존에 없던 시험이기 때문에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 시험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주관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 출제 및 감독 전문가 풀을 구성해야 하며 이때 대한의사협회나 대한피부과의사회가 교육과 시험 등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며 “실기 시험은 위생이나 안전, 감염 위험 등을 주로 평가할 계획이기 때문에 의사가 포함되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문신사 합법화 후 문신사들의 약제 사용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곽 국장은 “문신사 약제 사용에 대해서는 앞으로 논의를 더 이어가야 한다. 지금은 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그에 맞는 제품들이 출시되지 않고 있지만 제도화 후 시장이 커지만 제품들이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약업계에서도 지금은 문신사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 자체를 생산할 수 없지만 합법화되면 용량과 요건 등을 조금 바꿔 쉽게 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