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위험 줄이고 업무 부담 덜고…SPN이 바꿀 NICU 현장

[미숙아 영양치료, 우리는 지금②] 이주영 교수 “정맥영양, 단순 보조 영양 아닌 발육 좌우하는 치료” "정맥영양, 미숙아 뇌 등 주요 장기 구조적·기능적 발달 뒷받침"

2025-09-24     박기택 기자

신생아 중환자실(NICU)은 생명유지 치료가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고강도 진료 현장이다. 특히 32주 미만 또는 1,500g 미만으로 태어난 미숙아는 위장기능이 미성숙해 경장영양이 어렵어 생후 초기부터 정맥영양수액(Parenteral Nutrition, PN)을 통한 단백질과 에너지 공급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최근 의료진 인력 부족, 약제부 조제시간 제한, 야간·주말 응급 대응 한계 등의 문제들로 PN 치료가 첫 단추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PN 치료의 현황과 문제, 개선점에 대해 2회에 걸쳐 살펴봤다.

신생아 집중치료실 모습(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앞서 살펴본 바(1편 NICU 미숙아 영양치료, 우리는 아직도 수작업에 의존한다)와 같이 국내 NICU 현장은 인력·시간 제약으로 하루 한 차례 조제되는 개별맞춤 PN(IPN)만으로는 급변하는 환아 상태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고, 조제 과정의 오류·감염 위험도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내에도 즉시 사용 가능한 표준화 정맥영양(Standardized PN, SPN) 제제가 도입됐다.

그렇다면 SPN 제제를 제제를 사용해본 의료진은 얼마나 그 차이를 체감할까. 또 정말 신생아·미숙아에게 도움이 될까. 이러한 궁금증을 SPN 사용 경험이 풍부한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주영 교수에게 물어봤다. 더불어 유럽·미국의 PN 운영 방식 차이를 통해 국내 NICU 현실에서 어떤 접근이 가장 효율적인지, 향후 제도적·환경적 지원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들었다.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주영 교수.

-소아과 전문 인력이 부족한 현실을 고려할 때, NICU에서 최선의 진료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이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SPN이 필요한 이유는.

기존의 PN(Parenteral Nutrition)의 처방은 의사가 직접 담당했다. 환아의 상태에 맞춰 매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전해질 등의 조성표를 작성해 약제팀에 전달하면, 약사가 클린벤치에서 조제해 공급하는 방식(Individualized PN, IPN)이었다. 그러나 다수의 병원에서 이러한 조제는 하루 한 차례만 이뤄진다. 예를 들어 오전에 처방을 내리면 저녁 무렵 조제가 완료돼 제공되는 식이다. 하지만 NICU에서는 환아의 퇴원이나 긴급한 영양 공급 필요가 주말과 야간에도 발생할 수 있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아의 상태에 맞춰 즉각적으로 IPN을 조제해줄 약사 인력 또한 충분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국내에서 개별맞춤형 IPN을 하루 여러 차례 실시간으로 조제해 제공할 수 있는 병원은 제한적이다. 실제로 최근 본원에서도 임신 24주, 체중 700g의 초극소 저체중아가 출생했을 당시, 출생 직후부터 정맥영양 투여가 필요했으나 야간에는 IPN 조제가 어려워 SPN을 바로 투여했다.

현행 IPN 방식은 각각 분리된 형태의 포도당 용액, 아미노산 용액, 지방 유제 등을 개별적으로 준비해 ‘3-way stopcock’을 통해 중심정맥관으로 병렬 주입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다수의 연결 부위가 발생해 감염 위험이 증가하는 문제가 있다. 반면, SPN제제는 무균 상태에서 일괄 생산된 표준화된 3챔버 백 형태로 제공되며, 투여 시 하나의 용액만 연결하면 되기 때문에 과정이 단순하고 감염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과거 간호사가 주사기를 통해 개별 혼합하던 방식과는 본질적인 차이를 갖는다.

-성인 환자에서는 SPN이 이미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신생아·미숙아에게는 도입되지 못한 이유는 뭔가. 수요가 제한적이기 때문인가.

성인 환자의 경우 즉시 사용 가능한 SPN이 이미 다양하게 보급돼 있으며, 그 수만 해도 20여 종에 달한다. 제품에 따라 아미노산, 전해질, 포도당 등의 함량이 달라 환자의 임상적 상태에 따라 적절히 선택할 수 있다. 반면, 신생아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는 SPN은 전 세계적으로 단 한 종류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얼마 전까지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아 신생아 치료 현장에서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다. 이는 신생아 시장 규모가 성인 대비 상대적으로 작아, 의학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도입이 지연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저출산 국가로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보니 해당 제품 도입이 늦어진 것 같다.

-성인보다 신생아·미숙아에게 SPN 사용시 주의를 요하지는 않나.

대부분의 안정적인 환아는 SPN만으로도 영양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 반면, 전해질 불균형, 혈당 조절 곤란, 높은 영양 요구량 등 특수한 상황에서는 IPN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는 SPN을 대체하기보다 보완적으로 사용된다. 실제 임상에서도 출생 직후 SPN을 통해 신속하고 안정적인 영양 공급을 시작하고, 이후 환아 상태 변화에 따라 IPN으로 개별 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얼마 전 출생한 24주, 체중 700g의 초극소 저체중아의 케이스를 예로 들면 해당 미숙아에게 출생 직후 SPN을 투여한 적이 있다. 이튿날 칼슘 수치가 저하되면서 추가적인 보충이 필요했고, 의료진은 즉시 IPN을 처방해 약제부에서 조제 후 그날 저녁에 투여할 수 있었다. 이처럼 SPN은 출생 직후 즉각적이고 안정적인 영양 공급의 기반을 마련해주며, 이후 환아 상태에 따라 개별화된 조정이 필수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특히 야간과 같이 영양 공급이 지체될 수 없는 상황에서 SPN은 즉시 활용 가능한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NICU 의료진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다른 국가들에서는 SPN을 어떻게 사용하나.

올해 6월부터 고대안암병원에 SPN이 도입됐다. 국내에서 SPN 제제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나, 개인적으로는 (해외연수 시절) 유럽에서 임상 경험을 통해 접해왔다. 실제로 ESPGHAN, ESPEN, ESPR 등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는 신생아 PN을 SPN으로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 유럽 임상 현장에서 널리 받아들여지는 접근법이다.

반면, 미국은 상황이 다소 다르다. 미국 의료체계는 다학제팀 기반으로 운영되며, 환자 한 명당 약사, 영양사, 호흡치료사, 재활의사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전담한다. 따라서 미국 내 NICU에서의 PN은 주로 약사가 조제하며, 의사가 직접 처방 설계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면 유럽에서는 의사가 PN을 직접 설계하고 약사가 조제를 담당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이를 고려할 때, 유럽의 가이드라인이 국내 현실에 보다 적합하다고 판단된다. 실제로 유럽 가이드라인은 SPN으로 영양 공급을 시작한 뒤, 불안정한 환아의 상태에 따라 개별화된 IPN으로 조정하는 접근을 권고한다. 반면, 미국은 개별화된 IPN을 우선하는 접근을 강조하고 있어 국내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

이주영 교수.

-SPN의 장점은 무엇인가.

SPN 제제가 제공하는 가장 큰 장점은 감염 위험 감소와 의료진 업무 부담 경감이다. 기존에는 의사, 간호사, 약사가 각각 조제·투여 과정에 관여해야 했기 때문에 감염 위험뿐 아니라 이에 대한 피로도 및 업무 부담이 컸다. 그러나 무균 상태에서 제조된 SPN제제를 활용하면 이러한 감염 위험과 업무 부담을 효과적으로 경감할 수 있다.

또 SPN은 미숙아 발달에 최적화된 아미노산 조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성인용 제제와는 달리 미숙아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이 반영되어 있어, 단순히 성인용 제제를 대체해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미숙아 전용 SPN의 존재는 임상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

-미숙아에게 필요한 영양성분은 뭔가. 또 해당 성분들이 SPN에 포함돼 있나.

신생아, 특히 미숙아에게 요구되는 아미노산 조성은 성인과 현저히 다르다. 대표적으로 미숙아용으로 특화된 아미노산 제제인 ‘프라이멘(Primene)’은 미국 가이드라인에서도 사용을 권고하고 있는 성분이다. 이 제제에는 시스테인, 프로타민과 같이 미숙아 발달에 필수적인 아미노산이 포함돼 있으며, 성인용 정맥제제에는 이러한 구성이 충분치 않다. 문제는 프라이멘이 올해 11월 국내 공급 중단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신생아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필수적인 약제가 단종되는 사례로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이러한 중요한 약제가 하나씩 시장에서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신생아 진료 현장에서 또 다른 어려움은, ‘초산나트륨(sodium acetate)’ 공급문제다. 초산나트룸은 PN 조제 시 반드시 필요한 성분이다. 아미노산 용액은 체내에 들어가면 산성화를 유발하기 때문에 이를 중화할 염기 공급이 필수적이며, 미숙아에게는 초산나트륨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이를 희귀의약품으로 분류해 수입하고 있으며, 100mL 1병 가격이 약 1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미숙아에게 필요한 용량은 0.4mL 정도로 실제 사용시 필요한 0.4 mL 용량 외에 나머지는 모두 폐기해야 하고, 재사용은 감염 우려로 금지되어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희귀의약품이 갑작스럽게 중단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세 차례나 공급이 중단된 적이 있으며, 이러한 공급 불안정성이 큰 리스크로 남아 있다.

이는 단순히 특정 제제의 공급 문제가 아니라, 신생아 진료 현장에서 필수적인 치료 옵션이 사라지는 심각한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숙아에게 최적화된 아미노산 제제가 사라질 경우 대체할 수 있는 약제가 없기 때문에, 현장의 불안은 매우 큰 상황이다. 다행히 현재 국내 도입된 SPN제제(제품명 박스터 뉴메타G13E)에는 ‘프라이멘’을 비롯해 ‘초산나트륨’이 성분으로 포함돼 있어 별도의 추가 조제가 필요하지 않다. 때문에 이러한 SPN은 감염 위험 감소, 경제적 효율성, 안정적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이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미숙아에서 정맥영양(TPN)은 어느 정도 기간 동안 투여되나.

정맥영양(TPN)은 주로 체중 1,500g 미만의 미숙아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미숙아들은 출생 후 장을 통한 영양공급이 어렵기 때문에, 짧게는 약 1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 이상 정맥영양에 의존하게 된다. 만삭아는 장이 충분히 발달돼 있어 출생 직후부터 경구 수유가 가능하지만, 미숙아는 자궁 내에서 장을 사용하지 않고 탯줄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아왔기 때문에 출생 직후 장 기능이 미숙하다. 따라서 바로 경구 수유를 시작할 수 없으며, 초기에는 중심정맥관을 확보해 정맥영양수액(PN)을 통해 필수 영양을 공급한다. 이후에는 장이 소량의 영양을 받아들이는 데 점차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를 ‘트로피 피딩(trophic feeding)’이라고 한다. 의료진이 소량의 장관 영양을 투여하면서 장의 소화·흡수 능력을 확인하고, 점차 증량해 나가며, 이와 병행하여 정맥영양은 서서히 줄여 나가게 되는 시기다.

-미숙아에게 제대로 된 영양이 공급되지 않았을 경우 발생하는 문제는.

미숙아의 장은 여전히 취약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괴사성 장염(NEC, Necrotizing Enterocolitis)’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영양 공급 과정은 세심한 관찰과 조절이 필요하다. 괴사성 장염(NEC)은 신생아, 특히 미숙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합병증 중 하나로 장에 염증이 생기고 조직이 괴사하면서 심한 경우 장 천공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장관을 사용할 수 없어 장기간 금식이 불가피하다. 때문에 환아는 회복이 될 때까지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 이상 금식을 유지해야 하고, 수술을 받은 경우에도 최소 2주 이상 장관 영양을 중단해야 한다. 이 기간 동안 정맥영양(PN)은 생존을 위한 필수 치료 수단으로 정맥을 통한 영양 공급이 없으면 아기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미숙아에게 금식은 성인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성인은 이미 성장과 발달이 완료된 상태에서 일시적으로 영양 공급이 제한되는 것이라면, 미숙아는 출생 당시 체중이 700g 수준에서 시작하여 3kg까지 성장해야 하는 과정에 있다. 때문에 이 시기의 정맥영양은 단순한 유지가 아니라 성장을 가능하게 하고 미완성된 장기와 기관을 발달시키는 핵심 치료이. 특히 뇌 발달은 초기 영양 공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미숙아에게 제공되는 정맥영양은 단순한 보조 영양이 아니라 장기적 신경 발달과 발육을 좌우하는 중요한 치료적 개입이라고 할 수 있다. 단백질(protein)은 뇌를 포함한 모든 장기의 완성에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이며, 포도당(glucose)과 지질(lipid)도 미숙아의 뇌 발달에 필수적인 영양원이다. 포도당은 뉴런의 주된 에너지원으로, 혈당이 떨어지면 신경세포가 손상될 수 있으며, 신경세포의 수초(myelin sheath)형성과 시냅스 연결에 필수적인 지질(lipid)은 공급이 부족하면 신경망 발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뇌 발달에 심각한 장애가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발달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난 미숙아에게 정맥영양(PN)은 단순한 영양 보충이 아니라, 뇌와 신경계 발달을 가능하게 하는 치료적 개입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신생아 전문의는 영양학자가 아니더라도 PN의 원리를 이해하고 직접 처방할 수 있어야 하며, 실제로 이러한 교육과 훈련을 필수적으로 받게 된다. 또한 미숙아의 폐 역시 발달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난다. 정상적인 폐포 발달(alveolarization)은 출생 후에도 계속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필요한 단백질과 지질 등 영양소 공급이 이루어져야 폐포가 형성되고 기관지가 발달할 수 있다. 결국 정맥영양은 미숙아의 뇌와 폐를 비롯한 주요 장기의 구조적·기능적 발달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치료라고 할 수 있다.

-미숙아에게 정맥영양 공급은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이에 대해 국내에선 간과되고 있는 것 같다.

정맥영양(PN)은 미숙아에게 있어 엄마의 탯줄과도 같다. 따라서 출생 직후부터 안정적으로 제공되는 영양 공급은 생존뿐 아니라 성장과 발달을 위해 필수적이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중요성을 반영해, 대부분의 NICU에서 전담 약사가 맞춤형 IPN을 조제한다. 실제로 미국은 신생아 중환자실(NICU) 전담 약사 제도가 마련돼 있으며, 이와 관련된 자격시험이 별도로 존재할 만큼 전문성이 강조된다. 또한 NICU 전담 영양사도 별도로 배치되어 팀 기반의 영양 관리가 이루어진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러한 제도가 아직 마련돼 있지 않아, 현실적으로 의사가 직접 PN을 설계하고 처방하는 구조다. 국내 의료 환경에서 미국식 다학제 전담 모델을 그대로 도입하기는 쉽지 않다. 인력과 제도적 기반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모든 과정을 IPN으로 운영한다면, 의료진들의 업무 부담은 지나치게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우선적으로 즉시 사용 가능한 표준화된 SPN 제제를 기반으로 안전하고 효율적인 영양 공급을 시작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SPN 도입 후 두 달여 간, 치료 환경에 어떤 변화나 개선이 있었나.

과거에는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정맥영양 투여 시 멀티라인 사용을 최소화하려고 했다. 특히 지방 유제는 감염 위험이 높아 출생 첫날에는 아예 투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신규 간호사들이 무균 조제 경험이 부족할 때는 감염 위험이 더 커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로 인해 충분한 영양을 제공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뉴메타G13E 도입 이후에는 지질을 포함한 SPN을 별도의 조제 과정 없이 즉시 사용할 수 있어 감염 위험을 크게 줄이면서 필요한 영양소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제제 내 전해질 조성이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방식과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는 출생 첫날 전해질 투여를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뉴메타G13E에는 소량의 전해질이 포함돼 있어 처음 뉴메타G13E를 접했을 때는 ‘이 제제를 실제로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그러나 임상에서 사용해 보니 신생아들이 잘 적응했고, 기존의 우려와 달리 안정적으로 투여가 가능했다. 특히, 미숙아는 출생 직후 체중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뉴메타G13E 사용 후에는 체중 회복 속도가 더 빠르다는 점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임상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변화였다.

-국내에서 출생 첫날 미숙아에게 전해질을 투여하지 않는 이유는 뭔가.

국내 신생아 진료 프로토콜은 전통적으로 미국 교과서와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이에 따르면 미숙아가 출생 직후 이뇨기(diuresis)에 들어가 일정 수준의 소변 배설이 확인된 이후 전해질을 투여하도록 권장된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국내에서는 출생 첫날에는 전해질을 투여하지 않는 것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리피딩 증후군(refeeding syndrome)’과 관련해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태아는 자궁 내에서 탯줄을 통해 지속적으로 영양을 공급받다가 출생과 함께 공급이 갑자기 중단되며, 이후 고영양을 투여하면 전해질이 급격히 세포내외 이동해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일부 전문가들은 출생 직후라도 소량의 전해질을 공급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뉴메타G13E에는 이미 소량의 전해질이 포함되어 있어, 이러한 접근 차이에 대한 논의가 국내에서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본인 역시 처음에는 출생 직후부터 전해질이 포함된 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한지 우려가 있었으나, 실제 임상 경험과 함께 여러 연구 결과를 검토한 결과, 소량의 전해질을 초기부터 투여하더라도 전해질 이상 발생률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근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오히려 일부 연구에서는 저칼슘혈증의 발생이 줄어드는 긍정적인 효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전해질 투여 등 기존 미국식 접근을 선호하는 의료진의 경우 SPN 도입을 주저할 수 있을 거 같다.

SPN을 경험해본 의료진은 안전성과 편의성 면에서 우수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만 모든 의료진이 같은 입장은 아니다. 기존에 개별맞춤형 조제 방식인 IPN에 익숙한 의료진들, 특히 보수적인 시각을 가진 의료진은 여전히 ‘기존 방식으로도 충분하다’거나 ‘표준화된 SPN 제제 도입에는 합의가 부족하다’고 보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일부 현장에서는 여전히 IPN을 기반으로 하되, 필요 시 간호사가 조제에 참여하는 방식이 유지되고 있다.

국내 현실에서는 유럽보다는 미국 가이드라인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SPN 제제의 필요성에 대한 합의가 아직 확고하지 않다. 따라서 향후에는 보다 충분한 근거(evidence)와 국제 가이드라인 및 컨센서스가 축적·정리가 돼야 한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PN 운영을 포함해 NICU 관련해서 필요한 제도적·환경적 지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캥거루 케어나 모유수유, 모자동실과 같은 가족중심케어(family centered care)가 더욱 폭넓게 도입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미숙아들은 완전히 발달되지 못한, 뇌 표면에 주름이 거의 없는 상태로 태어난다. 이후 NICU에 입원해 있는 동안 뇌가 급격히 발달하면서 주름이 생기는 중요한 시기를 거친다.

만약 아기가 엄마의 뱃속에 있다면 부모가 태교를 통해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책을 읽어주며 정서적으로 교감할 수 있지만, NICU에 있는 아기들은 그 중요한 시기를 기계음, 알람 소리, 차가운 알코올 냄새, 플라스틱 통과 튜브 속에서 보낸다. 부모와는 장시간 떨어져 있어 직접적인 교감이 거의 차단되는 것이 현실로 이러한 환경이 감각 발달과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해외 여러 연구를 통해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유럽, 미국, WHO 등 국제적으로는 이미 캥거루 케어의 임상적 유익성이 명확하다고 판단해, 더 이상 무작위 임상시험을 수행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즉 효과에 대한 과학적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 이전부터 해외 사례를 참고해 캥거루 케어를 도입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제도적·문화적 한계로 인해 충분히 정착되지 못했다. 연수를 받았던 핀란드에서는 코로나19 시기에도 가족 중심 치료는 포기할 수 없는 필수적 돌봄으로 여겨져 적극 시행됐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NICU 보호자 면회 시간은 짧고 부모의 돌봄 참여는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다만 최근 들어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간호사들의 인식 개선과 함께 보호자 참여가 확대되면서 부모가 아기를 오래 안아주거나, ‘50일 잔치’와 같은 가족 행사를 NICU에서 열기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가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공간적 제약이라는 큰 걸림돌이 해결되어야 하고, 부모와의 파트너십 모델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의료진 교육이 지원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