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붕괴 이미 현실로…전문의도 줄면서 “명맥 끊겼다”
소청과의사회 “골든타임 이미 지났다” 비판
정부가 현장 목소리를 무시한 채 보여주기식 정책만 내놓는 사이, 소아청소년과는 전문의 감소와 이탈로 붕괴 중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치 논리와 재정·행정적 문제들로 실질적인 정책 추진이 미뤄지면서 골든타임은 이미 지나갔다”며 “소청과는 무너져 가고 있다”고 했다.
소청과 붕괴는 전공의에 이어 전문의까지 줄고 있는 상황이 보여준다고 했다.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매년 조금씩 늘던 소청과 전문의가 올해 처음 줄었다.
지난 2013년 5,051명이던 소청과 전문의는 매년 100~200명씩 증가해 2023년 6,389명, 2024년 6,467명까지 늘었다. 그러나 의정 갈등을 겪으면서 2025년 2분기에는 6,441명으로 줄었으며 7월 기준 6,438명만 남았다. 하반기 모집을 통해 수련 중인 소청과 전문의는 38명에서 141명으로 늘었지만 전체 정원의 17.4%에 불과하다.
소청과의사회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으로 의료진이 구속됐던 2018년 3월 이후” 전공의 지원율이 급감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전체 전문의 수가 감소하는 현상도 소청과에서만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세부분과로 가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소청과의사회는 “배출된 전문의들 중에서도 세부분과 전임의가 내분비내과나 신생아분과에만 부분적으로 수급되고 소아심장이나 소아신장은 1년에 한명 배출이 될까 말까할 정도로 명맥이 사실상 끊겼다”며 “국제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소청과 전문의이면서 소청과 진료를 하지 않는 경우도 늘고 있다며 “이 부분은 통계상 확인하기도 어려운 부분이어서 더 문제”라고도 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배제한 채 탁상행정에 머물러 있다. 지금의 위기는 또 다시 5년, 10년이 지난 후 소아청소년 환자들의 안전과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