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지방’ 붙으면 전공의 충원율 ‘바닥’
국립대병원 충원율 68%…의정갈등 전보다 더 줄어 필수과 충원율 56%…지역별 격차 최대 50%p 이상
의정 갈등 1년 6개월 만에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으로 복귀했지만 지방 국립대병원의 '전공의 부족' 문제는 여전하다. 의정 갈등 이전보다 전공의 정원 대비 결원 폭은 더 커졌다. 특히 필수과, 지방일수록 전공의 공백은 두드러졌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이 전국 15개 국립대병원으로부터 받은 ‘전공의 정·현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립대병원 15곳 전공의 정원 2,861명 중 68.3%인 1,955명이 현재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반기 모집 결과가 반영된 수치로 인턴은 제외됐다.
전공의 수는 의정 갈등 이전보다 줄었다. 의정 갈등 전인 2023년 12월 31일 기준 국립대병원은 전체 전공의 정원 2,608명 중 85.6%인 2,233명을 충원했다. 하지만 현재 충원율은 68.3%로 17.3%p 하락했다.
전공의 충원율은 수도권에 있는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이 각각 80.4%, 75.2%로 나란히 상위권을 차지했다. 전북대병원과 충남대병원은 각각 71.7%, 68.6%로 평균(68.3%)보다 높았다.
반면 창원경상국립대병원은 42.6%로 최저 수준을 기록해 서울대병원과 37.8%p 차이를 보였다. 칠곡경북대병원(52.8%), 화순전남대병원(55.3%), 충북대병원(60.0%)도 절반을 겨우 넘긴 수준이다.
필수과만 놓고 보면 충원율은 더 떨어진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신경과 ▲신경외과 등 8개 필수과 기준 국립대병원 평균 충원율은 55.7%였다. 이는 지난 2023년 12월(81.1%)보다 25.4%p 하락한 수치다.
국립대병원 15곳 중 10곳은 필수과 전공의 충원율이 50%를 미만이었으며, 창원경상국립대병원이 23.3%로 최저였다. 서울대병원은 76.2%로 가장 높아 두 기간 관 격차는 52.9%p에 달했다.
국립대병원들은 지방 필수과 전공의 유지가 이대로는 불가능하다며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전공의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필수과목 수련 전공의 보조수당 지급이나 수가인상 등 필수의료 보상체계 마련 ▲전공의 지도 참여 교수진에 대한 합당한 보상 제공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백 의원은 “만성적인 필수과 전공의 부족, 누적된 재정적자 등으로 지방 국립대병원들은 복합적 위기에 처해 있다”며 “지역·필수의료는 물론 의학교육, 임상 연구의 중추인 국립대병원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의 정교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재정적 지원과 함께 필수과 전공의 확보와 안정적인 수련환경 조성, 그리고 교육·연구·임상 기능의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한 인프라 확충 등 국립대병원들이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