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선 입원전담전문의가 전공의 수련교육도 한다
입원의학회, 미국·대만 사례 소개…전공의 근무 만족도 향상 입원전담전문의와 함께한 전공의 81% “교육에 도움”
전공의 수련과 연계해 입원전담전문의의 역할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해외 사례를 통해 한국형 제도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입원의학회 경태영 회장은 20일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와 함께 개최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입원의학의 역할’ 세미나에서 주요 국가의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현황을 소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대전협 비대위는 입원전담전문의가 전공의 교육수련 체계에 직접 참여하는 모델을 제안한 바 있다.
강 회장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990년대 중반 입원환자 진료 효율화와 안전 문제가 대두되면서 입원전담전문의(Hospitalist)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2003년 전공의 근무시간을 주 80시간으로 제한하며 수련 환경을 개선했다. 현재 대부분의 수련병원에는 입원전담전문의가 상주하며 전공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전공의들의 근무·교육 만족도도 높아졌다.
대만은 입원환자 증가와 전공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원의학과를 설치하고 2021년부터 운영을 의무화했다. 입원전담전문의는 입원환자 진료와 전공의 교육을 병행한다.
일본도 2010년대 입원전담전문의를 도입했다. 일반내과 전문의가 입원전담전문의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고, 전담병동만 운영되는 경우는 드물다. 입원전담전문의 역할이 명확하지 않아 수련 체계가 완전히 자리 잡지 못했으나, 학회 주도로 인증과 교육과정 개발이 진행 중이다.
한국은 근무 시간을 주 80시간으로 제한한 전공의법이 시행된 이후 정부 주도로 내과·외과 병동에서 입원전담전문의제도를 운영 중이다. 필요 인력은 2000~6000명으로 추산되지만, 2024년 12월 기준 등록자는 375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제도 도입 이후 전공의들의 근무 여건과 만족도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전담전문의와 함께 근무한 전공의 중 81.5%가 수련 과정에서 업무 부담이 경감되고 교육에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으며, 70.7%는 계속 함께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경 회장은 “입원전담전문의가 전공의 업무를 분담하고 지도함으로써 수련 공백을 보완한다”고 말했다.
입원의학회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분당서울대병원 이종찬 교수는 “입원의학 도입 목적 중 하나는 전공의를 실시간으로 지도하고 멘토링하는 것”이라며 이미 체계가 정립된 미국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 내과 전공의 교육과정에는 입원의학의 역할과 교육 목표가 통합돼 있어, 전공의가 팀 기반 진료 경험과 환자 안전, 질 향상 활동을 학습하고 환자 관리 및 책임성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수련교육인증위원회인 ACGME(Accreditation Council for Graduate Medical Education)가 마련한 내과 수련 역량에는 환자 진료 능력, 의학 지식, 실무 기반 학습, 의사소통 기술, 전문 직업성, 시스템 기반 진료 등 입원전담전문의 핵심 역량이 반영돼 있다고도 했다. 특히 "내과학회와 입원의학회는 입원의학을 필수 교육 영역으로 명시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전공의가 교육적 대상자로서 수련에 집중하려면 제도 개선과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의료 질이 향상된 미래 지향적 의료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했다.